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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새로 나온 책

2011년 12월 5주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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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황상이 우직하게 걸어온 길은 출세가 아니었다. 다산은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조용한 곳에서 공부하며 사는 ‘유인(幽人)’의 삶을 일렀다. 제자는 산속에 거처를 마련해 농사를 지으며 책을 놓지 않았다.

1802년 10월, 유배 온 죄인이 주막집에 열었던 작은 서당에 산석(山石)이라는 이름만큼 둔해 보이는 열다섯 소년이 찾아왔다. “저같이 둔하고(鈍) 앞뒤가 꼭 막히고(滯) 답답한(<621B>) 아이도 공부를 할 수 있나요?” 스승은 재빠르고(敏) 날카롭고(銳) 빠른(捷) 천재보다 미욱한 둔재의 노력이 훨씬 더 무섭다고 일깨워줬다.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과 그의 제자 황상(1788~1870)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삶을 바꾼 만남
정민 지음/문학동네

일흔여섯의 제자 황상 … 우직한 글공부 까닭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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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면,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더라도 정부를 제대로 감시할 수 없다. 기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다면, 기업의 활동으로 말미암아 주민과 노동자의 생존권이 위험해지더라도 이를 막아낼 수 없다. 세계인권선언 제19조에도 정보를 얻을 자유가 없다면 의사 표현의 자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책 결정자, 기업 임원, 운동가, 시민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에는 정보 공개가 공익에 이바지하는 이유와 힘 있는 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얻어내는 방법이 담겨 있다. 여러 나라의 경험을 생생히 들여다보고 환경 규제와 안보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명성의 역할을 철저히 파악하면 정부와 기업, 시민이 바람직한 정보 공개 정책의 결실을 어떻게 거둘지 뚜렷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나의 현장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 책은 우리에게 중요하고도 효과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 페터 아이겐(채굴산업투명성기구 의장)

나는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
앤 플로리니 엮음, 노승영 옮김/시대의창

시민 vs 국가, 정보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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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대 죄악, 탐식>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인 식욕에 관한 탐구다. 지은이는 프랑스의 프랑수아 라블레 대학 교수이자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교수인 역사학자 플로랑 켈리에. 그는 중세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동화, 시, 소설, 회화에서부터 삽화, 포스터, 광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기록물을 뒤져 탐식의 흐름을 추적한다. ‘탐식’이라고 했지만 진짜 지은이의 관심은 ‘미식’에 가 있다. 탐식은 구실일 뿐이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음식을 그린 정물화가가 도덕적, 종교적 의미를 빌려 식욕을 돋우려 했던 것처럼.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벌레 먹은 과일이 허영을 상징한다는 구실은 여성의 벗은 몸을 그린 화가가 신화를 차용했던 것과 흡사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오만, 인색, 성욕, 분노, 식욕, 질투, 태만 등 가톨릭에서 꼽는 7가지 죄악 중에 식욕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6세기 말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는 탐식이 어리석은 기쁨, 음란함, 순결의 상실, 지나친 수다, 그리고 감각기능의 약화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탐식은 인간의 감각을 고조시켜 성욕으로 이끈다고 보았다. 수도원에서 식탁에서 침묵을 강요하고 대화를 성서읽기로 대체한 것은 그런 이유였다. 그것은 지금까지 영향을 미쳐 식사에 앞서 기도를 하는 것으로 남아 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제7대 죄악, 탐식
플로랑 켈리에 지음, 박나리 옮김/예경

중세 상류층은 금식날 가재·굴·대하를 먹었다오
중세 때 식탐은 음란함 일으키는 죄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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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8월 미국 사회는 '지적 설계' 논쟁에 빠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적설계(창조)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찬성한다"고 밝힌 것. 여러 주에서 진화론과 똑같이 지적설계론을 가르치자는 소송이 제기됐고, "지적설계론은 종교에 기반한 검증 불가능한 가설"이며 "이를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정교(政敎)분리를 규정한 위헌"이라는 판결도 나왔다.

이 책은 2006년 당대 최고의 스타 과학자 16명이 뭉쳐 지적설계론에 대해 진화론 진영이 펼친 대반격의 내용을 담았다. 지적설계론자들의 주장은 이런 식이다. 모양을 바꾸는 수정체, 조리개를 조정하는 홍채, 뛰어난 감수성을 갖춘 막 구조…. 척추동물의 눈 안에는 놀랍게 뛰어난 공학적 부품들이 정교하게 배치돼 있다. 이런 아름답고 완벽한 기관이 어떻게'지적 설계자'(혹은 창조주) 없이 자연 발생과 선택적 진화만으로 가능하냐는 것이다.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김명주 옮김/바다출판사

창조주 없이 아름다운 진화가 가능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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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은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이다. 때문에 상대에 집중하고, 중심을 상대방에게 둬야 한다. 상대의 감정에 신경을 쓰고, 차이를 인정하고,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협상의 승자가 되려면 감정을 능수능란하게 다뤄야 한다. 냉정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의 심정에는 예민한 촉수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을 할 때 내 감정에 휩쓸리는 것은 자살 행위가 될 수 있지만 상대의 감정에 집중하고 이를 적절히 공략하는 것은 필승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고, 상대가 처한 상황에 공감하는 한편 상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감정적 지불’의 과정이 필수다.

설령 당신이 100% 옳더라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은 협상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상대방을 존중할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상대방을 무시하기 전에 그 사람이 내 인생에서 단 1%도 필요하지 않은 사람인지부터 생각해보는 게 좋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8.0

협상, 이기고 싶다면 상대의 감정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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