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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새로 나온 책

2012년 3월 2주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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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직장이라 쓰고 정신병원이라 읽는 이들에게 보내는 연서)

정신병원 원장은 사냥꾼이고, 원생들은 사냥감을 마련하느라 부산스럽다. 사장의 손에 들어온 보고서는 사장의 희망사항일 뿐 사실과 전혀 상관이 없다. 영업실적·고객만족도·판매목표를 사장이 만족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계속 만지고 또 만진다.

회사를 정신병원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렇다. ▲채용공고가 난 자리도 알고 보면 두 달 전에 이미 다 내정되어 있더라 ▲직위도, 미팅도 다 소용없다. 결정은 딴 곳에서 난다 ▲상사가 바뀌면 전임 상사가 하던 일은 올스톱이다. 모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공식적으로는 팀의 협동정신을 강조하면서도 막상 승진하는 사람은 협조하지 않고 혼자 튀려는 사람들이다 ▲회사의 재무제표는 놀랄 만큼 성장하고 있다고 보여주고 있음에도, 예산부족이나 경제상황을 이유로 신규사원 채용을 중단하고 임금을 동결하고 기부는 한 푼도 안 한다….

신생회사가 저지르는 실수는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용서해주고 역사가 긴 회사가 저지르는 실수는 늙어서 그렇다고 용서해준다, 1센트를 절약해서 2센트의 손실을 초래해도 영웅 대접을 받는다, 회사가 고객에게 문제를 만들어 놓고 그 고객을 '문제고객' 취급한다, 회의 전에 있던 문제는 회의가 끝나면 하나 더 늘어나므로 항상 문제는 최소 2개다…. 압권은 이거다. "자기 직원의 아이디어는 헛소리다. 자기 직원이기 때문이다. 경쟁사 직원의 아이디어는 천재적이다. 경쟁사 직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부분의 정신병원 원생들은 새로운 직장이라는 아름다운 해변을 꿈꾸기만 하면서 지금의 직장에 껌딱지처럼 찰싹 달라붙어 있다. 직장인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재앙, 즉 절망·불행·정신질환·자살은 너무 오래 미친 회사에 머물러 있었던 까닭이다. 옮길 용기가 없었기에,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기에." 단호하게 처신해서 정신병 아닌 이성이 통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거나, 미련없이 떠나거나, 이다.

나는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
마르틴 베를레 지음, 장혜경 옮김/라이프맵

직장이라 쓰고 정신병원이라 읽는다
회사가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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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일하면 더 높은 성과를 인정받고 더 많은 보상을 얻는다. 그렇게 하라고 강요하거나 시키는 사람도 없건만 나는 나의 자유의지로 죽도록 일하고, 그 결과로 죽을만큼 피로해진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과연 주인인가, 노예인가?

"현대사회는 성과 사회이고, 자기 착취 시대"라고 규정했다.

자본주의가 얼마나 영악한데요. 과거엔 노예를 부리는 '타인 착취'로 생산성을 끌어올리다가 한계에 다다르니까 '자기 착취'를 만들어낸 겁니다. 요즘 독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번아웃(burnout·소진)'이에요. 과거 여유의 상징이었던 독일 대학들도 이제는 성과 내기에 급급해서 교수들이 쓰러질 때까지 일을 하고 있어요.

책을 번역한 김태환 서울대 교수는 "긍정의 힘을 설파하는 자기 계발서가 많이 팔리고, 불우한 환경을 딛고 노래 실력 하나만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가 된 허각을 보며 사람들이 열광한 것도 능력을 최상 가치로 만드는 성과 사회의 패러다임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존재하려면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에 개개인이 사로잡혀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가 쏟아진다는 것.

저자는 “성과사회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거의 유산, 곧 나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하는 ‘타자’의 존재, ‘할 수 있다’는 긍정성이 아니라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부정성 등을 다시 불러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문학과지성사

간 때문인 줄 알았는데… "피로는 '넌 할 수 있다' 말 때문"
자기 착취에 빠진 현대인..피로하시죠?
자본주의는 자기착취 부르는 피로사회
능력·성과 강조하는 현대는 자기착취 사회
자본주의, 자기착취로 병들고 있다
당신은 지금 자신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피로사회』 저자 한병철, 도올 김용옥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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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이 빛나는 대목은 책의 후반부다. 저자는 1인당 국민 소득과 행복 사이에도 일종의 '경제성장 효용체감 곡선'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1인당 국민 소득이 2만달러 이하일 때는 소득이 늘어날수록 개인의 행복지수도 높아지지만,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소득이 늘더라도 개인의 행복이 별로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행복의 역설'을 통해 저자는 저소득층의 생활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사회복지 확충을 지지하고, 부자들은 존경과 명예 등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장은 정의로운가
이정전 지음/김영사

시장과 복지가 공존할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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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경영하다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에 부딪힐 때 CEO(최고경영자)는 어떤 결단과 조치를 내려야 할까. 비단 위기상황뿐 아니라 CEO의 고민과 질문은 끝이 없다. 그 질문 속에 회사의 지속성장 비결이 있고, 답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회사는 한 단계씩 성장하기 마련이다. 이 책은 CEO들의 이런 고민을 한방에해결해 준다. 경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원인부터 찬찬히 살펴보고 현실적인 접근법과 행동지침을 제시한다.

이 책은 조직의 리더라면 한번쯤 고민해본 100가지 문제를 '질문+시나리오+문제해결' 형식을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 짧은 시나리오를 통해 공감대를 느끼며 당면한 문제 상황을 직시할 수 있고, 전문가의 조언 같은 사례중심의 현실적인 해결책에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다. 문제에 따라 수준별 대처 방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
IGM세계경영연구원 지음/위즈덤하우스

부하직원에게 도대체 뭐라고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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