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은 맹자와 《맹자》를 어떻게 생각할까? 클리프턴 패디먼의 《평생 독서 계획》에 나온 공저자 존 S.메이저의 맹자에 대한 평은 공자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흥미롭다. 공자에 대해서는 "새로운 직업이 필요했고, 찾아 나섰다.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다른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프리랜서 정치 고문으로 출세하려고 했다"고 평했다. 공자를 '프리랜서 정치 고문'으로 생계를 유지하려 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맹자에 대한 평은 사뭇 다르다. 맹자는 "춘추전국시대의 통치자에게 조언을 해주는 방랑 철학자로서 생계를 유지했다"며 '철학자'로 평했다. 둘의 차이가 무엇일까?
맹자를 '철학자'로 평한 이유는 '혁명'이 계몽사상 지도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어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대 미국인이 《맹자》를 읽어야 할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맹자는 미국 독립 혁명의 아주 먼 조상이다. 17세기에 중국에 파견된 유럽의 제수이트 선교사는 중화제국의 미덕과 절제를 칭송하는 보고서를 본국에 써 보냈다. 중국인이 아주 문명화된 민족이고 그런 만큼 기독교로 개종할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수이트 선교사의 편지는 라이프니츠, 볼테르, 기타 계몽사상의 지도자에 의해 탐독 되었다. 특히 볼테르는 중국의 이상적 비전을 이론적 발판으로 삼아 당대의 유럽 통치자를 비판했다. 볼테르의 저작과 다른 자료를 통하여, 백성은 사악한 군주에게 반항할 권리가 있다는 맹자의 사상이 18세기 후반에 유럽의 정치 기상도에 스며들게 되었다. 독립선언서에서 토머스 제퍼슨은 영국 왕 조지 3세가 천명을 잃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건국 문서와 고대 중국 철학자의 명언집이 서로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얼마 전 올재클래식 2차분에서 이을호가 번역한 《한글 맹자》를 읽고 있다. 수천 년을 이어온 공 · 맹 사상의 영향으로 내용이 낯설지 않다. 여기에 하나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 우리는 '맹자'의 관점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다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존 S. 메이저는 서양인의 관점에서 다르게 맹자를 보고 있다. "맹자는 공자학파 중 역사적 중요성이나 명성에서 공자 다음으로 위대한 철학자이다. 공자의 정신적 후계자로서 맹자가 누렸던 특권과 도덕적 권위 덕분에 그는 일국의 왕을 앞에서 모욕을 주었음에도 무사할 수 있었다."
《맹자》<양혜왕 上>의 첫 장 때문이다. "왕께서도 '인仁과 의義만이 있을 따름이니라.' 그렇게 말씀하실 일이지, 왜 하필 이利라는 것을 내세우십니까?"라며 양혜왕을 면박을 준다. 왕에게 면박을 주는 맹자가 위대한가, 맹자의 면박을 참고 듣는 양혜왕이 뛰어난 왕인가.
평생독서계획 |
덧붙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