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필요한 책만 골라 읽는 실용 독서법을 실천했다. 필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책만 집중적으로 읽기 때문에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다. 여러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는 다독파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어렵다. 나처럼 특정 분야를 파고드는 실용 독서법은 전문가가 되기에 좀 더 유리하다.
나는 성공하려면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라고 말한다. 책을 읽더라도 이 책 저 책 뒤적이는 어중간한 책 읽기가 아니라 특정 분야의 책을 집중해서 읽는 확실한 책 읽기를 해야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
나는 필요한 책만 골라 빠르게 읽는 속독파이다. 속독은 많은 분량의 책을 순식간에 읽는다. 나는 속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동기와 학창 시절에는 온종일 어머니를 돕느라, 대학 때는 새벽부터 아르바이트하느라,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에는 국내외 건설 현장을 뛰어다니느라 도무지 책 볼 시간이 없었다. 억지로 시간 내 빠르게 읽지 않으면 책과 담을 쌓고 지낸 판이었다. 특히 현대건설에서 간부로 올라갈수록 책은 고사하고 커피 한 잔 마음 놓고 마실 시간 여유가 없기에 새벽 출근 전, 차 안, 비행기 안에서 자투리 시간을 내어 속독으로 책을 읽었다.
나는 원래 머리가 좋고 집중력이 강해 단시간에 많은 분량을 소화했다. 단시간에 최대 효과를 내는 속독법은 내 국정 운영 스타일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집권 초기 쇠고기 파동이나 세종시 문제, 4대강 개발 추진 과정에서 빨리 판단하고 빨리 효과를 내려는 '속독 리더십'이 발휘되었다. 이러한 리더십은 단기간에 효율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는 누구일까?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명박의 실용 독서법에 관한 글이다. 어려서부터 이런저런 일로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대지만 결국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집권 내내 '빨리 판단하고 빨리 효과를 내려는' 행위도 공부 부족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의 품격을 그가 읽는 책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마치 그가 교제하는 친구로 판단되는 것과 같다._새뮤얼 스마일즈(영국 저술가)
그가 읽은 책으로 그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다. 꼭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게 아니다. 어떻게 읽고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공부하지 않는 자가 위치에 맞지 않는 자리에 앉으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떠오르는 한 마디, 선무당 사람 잡는다.
덧_
대통령 8명의 독서법을 연재한다. 이명박의 실용 독서법이 시작이다. 내 짧은 머리로 생각하면 이 글은 고도의 전략으로 이명박을 까고 있다. 다르게 보려해도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좋은 말인척하지만 좋은 말은 하나도 없다.
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_2012.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