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평가’한다는 말은 그 내용을 차치하고 먼저 거부감을 느낀다. 영업 실적을 평가하듯이 인생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아니 해야 하는가? 저자는 튼튼한 이론으로 무장한 경제, 경영이론으로 인생을 ‘평가’하려 한다. 거부감을 안고 시작한 책은 점점 호감으로 바뀌었다.
왜 인생을 평가해야 하는가? 잘잘못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다. 인생 중간 점검은 위기가 닥쳐서가 아니라 살면서 때때로 해야 한다. “그늘이 필요할 때 나무를 심을” 수는 없지 않은가. ‘평가’라는 말에 거부감을 갖지 말고 내 인생을 돌아보면 지나온 문제보다도 앞으로 닥칠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든다.
“내일을 위해 오늘이 불행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일의 행복에 현재 내 가족이 불행을 느낀다면 안 된다. 저자는 이를 좀 더 간명하게 전한다. “인생이란 나처럼 ‘생명이 위태로운 병에 걸렸을 때’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매일’ 중요”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그중에서도 직장 또는 일에 관련된 선택을 많이 한다. 이 회사 좋을까, 저 회사가 좋을까? 많은 고민을 하든 단순하게 선택하든 후회는 남는다. 이때 저자의 “당신이 고용된 이유는 어떤 일 때문인가”라는 조언을 기억한다면 선택을 좀 더 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택 후 후회를 줄일 수 있다.
저자는 강력한 이론으로 무장하기를 권한다. 저자가 제시한 몇 가지 이론 중에서 꼭 필요한 이론이 있다. 이안 맥밀런과 리타 맥그래스의 “발견지향기획(Discovery-Driven Planning)”이다. 이것은 경영이론이지만 인생에 접목해도 손색없다. (물론 저자도 그러하기에 이것을 책에서 예로 들었겠지만)
시간은 한정적이므로 모든 기회에 도전할 수 없다. 어떤 기회가 정말 ‘기회’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발견지향기획”을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전략이 효과를 보게 하려면 무엇이 사실로 판명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보면 된다. 같은 질문을 다르게 표현하면 “이 예측이 맞으려면 사실로 입증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정은 무엇이고, 우리가 그 가정이 맞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적절한 질문을 던지면 일반적으로 대답을 얻는다.
‘자기계발서’에 거부감을 가져 이 책 읽기를 주저한다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유명한 경영학자의 책이라 많은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다. 단지 ‘참아라’, ‘간절히 소망하라’, ‘내일을 위해 오늘은 참아라.’라는 식의 책은 아니라는 게 정말 다행이고 기쁘다.
덧붙임_
책을 잃어 버렸다. 밑줄도 많이 귿고 메모도 많이 했는 데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행인지 몇몇 구절은 에버노트에 옮겨 놓았다.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지만 책을 관통하는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
잃어버린 책을 다시 사는 일은 매번 어려운 결정이다. 다시 책을 살지 아니면 이렇게 기억 속에서만 남을지 알 수 없다. 세상에는 책도 많고 책장에는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수없이 많다고 핑계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