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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세계화 어떻게 보아야 하나? : 웨스트 유니언의 사례


19세기말 미 동부와 서부를 전보로 이어준 당시 최첨단 기업이었던 회사였던 웨스트 유니언은 전화, 팩스, 인터넷의 등장으로 부도가 나고 지지 부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국제송금회사'로 잘나가는 회사가 되었다.

하지만 이 회사가 과연 좋은 회사인지는 고민이다. 의문이 아니라 고민이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이 바로 미국의 불법체류 노동자들이기 때문이다. 남미, 동남아 등의 가난한 나라 출신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미국의 3D 업종에 종사하면서 힘들여 번 돈을 본국의 가족들에게 보낼 때 바로 이 회사 창구를 이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본 취지인 농민을 위한 일보다는 금융과 기타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농협은 14일 해외송금 전문회사인 미국의 웨스턴유니언 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다음달 10일부터 `NH특급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이 회사는 그동안 빈국 출신 이민노동자의 본국 송금액에서 고율의 수수료를 떼면서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비난을 사왔다. 수수료율은 평균 6%, 때로는 그보다 서너배나 되었다. 1998년에는 달러송금액을 본국 화폐로 환전하면서 환율을 속이는 방법으로 거액의 불법이득을 취했다는 소송에 휘말기도 했다. 엄청난 흑자도 알고 보면 이런 속임수와 엄청난 송금수수료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작 ‘착취대상’이었던 고객들은 이 회사를 정말 애용하는 모양이다.

여기에 더 웃기는 사실은 이 회사가 불법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로비를 하고 지원을 한다고 한다. 이것은 비난에 대한 반대 급부와 이미지 개선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주자들의 믿을 만한 친구’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피지의 독립기념일, 가이아나의 파그와 축제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나라의 축제까지 빠뜨리지 않고 현지어 광고를 하는 등 정성을 쏟고 있다. 빈국 출신 노동자들의 행사를 후원하는 데도 열심이다.

정작 흥미로운 대목은 웨스턴 유니언이 미국내에서 불법체류노동자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웨스턴 유니언사는 빈국 출신 노동자들의 행사를 후원하고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법적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예 불법이민단속을 강화하는 방향의 이민법안을 주도한 정치인을 선거에서 떨어뜨리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고 불법체류 이민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의 이민법 개정운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용한 비용이 지난 5년 동안 10억달러다.

한겨레신문의 기사(송금업체가 이주노동자 ‘권익 지킴이’로)는 보는 관점이 차이가 난다. 기사이기 때문에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한겨레의 보도 관점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본국 송금 이주노동자의 마음을 잡아라','웨스턴 유니언 고객잡기 마케팅 눈길'


이런 면에서 문화일보의 컬럼(세계화와 전신회사 웨스턴 유니언)은 좀 더 본질적인 것을 고민하게 한다.

웨스턴 유니언은 과연 빈국 출신 이주 노동자들의 착취자인가, 옹호자인가. 불법이민자들을 위한 각종 활동에 열심이다 보니, 이 회사를 비난한 시민단체는 오히려 외면을 당하는 실정이다. 이른바 ‘시민단체’로부터 ‘악덕’으로 비난받던 기업이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역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애덤 스미스는 경제활동에서 이윤 동기의 사회적 미덕을 강조했다. 만약 미국 정부나 의회가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웨스턴 유니언사의 송금수수료율을 강제로 통제했거나 혹은 단속했다면 불법체류 노동자들은 더 행복해졌을까. 그리고 이들의 본국송금만 쳐다보는 모국의 가족들은 더욱 윤택해졌을까. 실제 웨스턴 유니언의 수수료율은 다른 송금회사들과의 경쟁때문에 낮아지고 있다. 이제는 송금회사들끼리 ‘고객만족’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시장은 때때로 가혹하고 부족하다. 그래도 ‘시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위정자들의 ‘좋은 명분’ 때문에 고생해 온 한국인들이 한번 쯤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과연 세계화를 어떻게 보고 판단하여야 하는가?

"신자유주의" 과연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신자유주의' 비판


뱀다리.
웨스트 유니언을 파산으로 몰아간 전화에 대한 일화이다. 현 시점에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전화가 처음 발명됐을 때 처음에는 별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전화의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영국 의회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우리는 충분히 급사들을 데리고 있기 때문에 전화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미국 통신회사인 웨스트 유니언은 전화가 전신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1876년 웨스트 유니언의 회사 내부에 나돈 메모 하나. "전화는 통신 수단으로 생각하기에는 너무 단점이 많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그래엄 벨의 권유로 전화기 발명에 5천달러를 투자했지만 전화기는 장래성이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