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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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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는 끊임없이 새로 쓰여야 한다 최윤필 “좋아하는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사람”죽음에 대한 긍정이, 잘 사는 문제와 따로 놓일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가만한 당신』에 나오는 인물처럼, 근사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어요. 기사를 썼다고 책을 냈다고, 어떤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아요.2016-08-10가만한 사람들을 이야기했고, 저자는 가만히 있고 싶었다. 인터뷰 자리에 나오긴 했지만 여간 편치 않은 모습이었다. “나는 근사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한 택배기사”라고 스스로를 지칭하는 저자에게 자꾸 의미를 묻고 있으려니, 서로가 불편한 자리였다. 다행스러운 건, 불편함 속에 곱씹고 싶은 이야기들이 툭, 떨어졌다는 사실이다.최윤필 기자가 쓴 『가만한 당신』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에 연재되고 있는 동명의 부고 기..
가만한 당신, 못다한 말 “(길게 읽고 오래 생각할)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어떤 이의 죽음을 맞아 그의 삶을 알리고 기억하려 쓰는 글을 부고라 한다. 죽음은 모두 같지만 그곳에 이르는 삶은 각기 다르기에, 남다른 삶을 돌아보려는 시도다. 보통 짧은 부고에서 전하는 망자의 직위와 성과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에서 통용되고 공인받은 남다름이다. 이와 달리 긴 부고가 필요한 까닭은, 앞선 방식으로는 정리할 수 없는, 그가 사는 동안 상식으로 여겨지지 않았거나 그가 생명을 다한 지금까지도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남다름, 즉 직위와 성과가 아니라 태도와 지향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한국일보 최윤필 기자는 지난 2년 동안 매주 이런 남다름을 찾아 부고를 썼다. 대부분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다. 그만큼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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