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한편도 소설을 발표한 적이 없는 시인이었지만 55년 1월 5일자 일기를 보면 그가 소설을 쓰고 싶어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앉으나 서나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친다. 좋은 단편이여, 나오너라."
하지만 신문의 보도는 다분히 선정적이다. 특히 보수 언론의 헤드라인은 더욱 더 그러하다. 중앙일보의 김수영의 미발표 시 ‘김일성 만세’ 발굴과 한겨레신문의 김수영 시인 “‘김일성 만세’ 말할 수 있어야 언론자유”는 내용을 보지 않는 대중들에게 그의 저항시인으로서의 모습을 왜곡시키고 있다. 차라리 조선일보의 김수영 40주기… 미발표 시 15편 공개와 문화일보의 40주기 故 김수영 시인 미발표詩 15편·일기 30편 공개는 사실보도에 충실하다.
특히 이목을 끄는 것은 1960년에 쓴 〈'金日成萬歲'〉다. 시는 남한 내 언론자유 신장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김일성에 대한 찬양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보이지만 제목에 내포된 위험성 때문에 발표하지 못했다. 시인은 이 작품에서 '金日成萬歲'를 따옴표(' ')로 둘러싸 자신이 만세를 부르는 당사자가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다. 시 내용을 확인한 문학평론가 유종호씨는 "이념에 대한 시라기보다는 일종의 풍자시"라고 분석했다.이번에 공개된 김수영 자료들은 20일 발간되는 계간 ‘창착과비평’ 여름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金日成萬歲
‘金日成萬歲’
韓國의 言論自由의 出發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을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韓國
言論의 自由라고 趙芝薰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金日成萬歲’
韓國의 言論自由의 出發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을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韓國
政治의 自由라고 張勉이란
官吏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
‘金日成萬歲’
韓國의 言論自由의 出發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을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韓國
言論의 自由라고 趙芝薰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金日成萬歲’
韓國의 言論自由의 出發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을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韓國
政治의 自由라고 張勉이란
官吏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
덧붙임_
김수영과 언론 자유: 시 「'金日成萬歲'」에 부쳐 : 200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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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감사합니다. 하지만, 김수영에게 있어서 언론 자유라고 하는 게 꽤나 중요했던 모양으로, '김일성 만세'에 대한 집중적 보도는 오히려 맥을 잘 잡은 기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유종호 선생의 코멘트는 적절하지만요. ^^
보수언론들이 그런 좋은 의미로 보도를 했을까 하는 생각에서 적은 글입니다. 작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표현되고 왜곡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