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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밥 먹여주는 경제경영

인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다 : 행동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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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불완전하다. 합리적인 인간으로 출발한 주류 경제학에 비해 비주류 경제학인 행동경제학에 최근들어 관심을 가지고있다.

동아일보의 칼럼 우상과 이성의 뒷담화를 보면서 행동경제학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행동경제학만을 위한 칼럼은 아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행태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음을 많이 느낀다. 요즈음 나의 관심사는 행동경제학이다.

한 개인이 의사결정 및 선택 등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일상생활의 경우 가치 판단적이고 상황의존적인 내용들을 포함한다. 그러나 주류경제학인 신고전파 경제학에서 말하는 ‘개인의 합리성’은 일상 언어에서보다 한편으로는 더 적은 조건을, 다른 한편으로는 더 많은 조건을 요구한다. [출처 : 당신의 선택, '합리적'입니까]


미국의 한 교수가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생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 한 학기에 세 개의 과제물을 제출하되 A그룹엔 세 차례의 마감일을 미리 스스로 정해서 지키게 했고, B그룹엔 학기 마지막 날까지 내기만 하면 된다고 했으며, C그룹에는 교수가 정한 세 번의 마감일을 꼬박꼬박 지키라고 했다.

과제물의 완성도는 일단 제쳐두자. 마감일에서 하루 늦어질 때마다 점수를 깎았을 때 최상의 성적을 얻은 그룹은 어디였을까.

인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다

MIT 에서 행동경제학을 가르치는 댄 에이릴리 교수의 이 실험에서 제일 성적이 좋은 집단은 강제규정을 뒀던 C그룹으로 나타났다. 최대한의 자율성을 준 B그룹은 막판에 과제물 세 개를 놓고 쩔쩔매다 마감일을 놓쳐 성적이 최악이었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직접 마감일을 선택하게 한 A그룹은 중간이다. 아직 젊지만 지적이고, 최고의 명문대에 입학하기까지 자기절제력도 상당했을 대학생들도 그랬다.

인간은 자유의지와 이성을 믿고 싶어 하지만 실제론 나약하기 그지없어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는 그의 결론은, 부인할 수 없기에 더 밉다. 이성적으로 찬찬히 따져보면 뭐가 옳고 얼마나 이득인지 충분히 알 만한데도 내 마음을 마음대로 하지 못해 그르친 적이 사람마다 몇 번은 있지 않던가.

대학 과제물 마감이야 교수의 교육관이나 학교의 건학 이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지식경쟁력 확보라는 목표가 분명한 대학이라면 교수가 엄격한 마감일을 정해 주는 게 최상일 것이고, “공부가 다냐” “대학이 취업 준비기관이냐”라고 믿는다면 마감일이나 과제물을 아예 없애도 괜찮을 터다.


행동 경제학
도모노 노리오 지음, 이명희 옮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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