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좋지만 책이 더 좋다를 보니 나와 많이 다름을 느꼈다. '술값이 없다'고 하였는데 헌책방에서 책을 여러 권 사가지고 술자리로 갔다. 그리고 일찍 파한 후에 책을 본다.
그는 술자리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다음에 또, 어제 같은 술자리가 생긴다면, 그때에는 ‘다른 볼일이 있어서…’ 하면서 먼저일어나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아니, 술을 마시다가 말고 무슨 볼일이?’ 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기, 헌책방에서 저를 기다리는책들이 부르는 소리 때문에 도무지 이 자리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요. 아무래도 저한테는 술보다는 책이 더 좋아서 이만일어나야겠습니다.’ 하고 자리를 떠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뭐, 아무도 안 묻고 딱히 붙잡는 사람 또한 없다면 속으로 고마워하면서냉큼 일어나서 헌책방으로 튀어야지요.
휴~. 숨 한번 크게 쉬고 나도 생각에 잠긴다. '나도 누가 술사준다고 하면 그 돈으로 책을 사달라고 하여 한아름 책을 들고 집으로 올텐데'라는 부질없는 상상을 한다.
내 안의 다른 내가 나에게 말한다. '담배난 끊어라.요놈아. 그 돈으로 한 달에 10권은 더 사겠다'며 혀를 끌끌 찬다.
이 글을 적으면서 든 생각. 오늘 저녁 한 잔 할까. 나는 구제불능이다.
...
잔을 치고 / 북을 치고 / 한 맺히고 한 맺힌 / 인생을 치고 / 살풀이에 장고 춤이 / 못다한 사랑을 치고
황진이를 들으면 대학때 후배가 불러주던 권주가가 생각난다. 오늘은 그 권주가 대신 황진이를 들어야겠다.
일주일에 얼마나 술을 마시나요?라는 부질없는 질문을 한 적도 있었다. 요즈음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고 있다. 이유는 없다. 일때문이라는 핑계를 대어 본다.
하지만 '날씨야/네가/아무리 추워바라/내가 옷 사입나/술 사먹지'라고 말하듯이 늘 우리 곁에 술은 존재한다.
최종규님 처럼 책도 좋지만 술도 좋다. 둘을 다 취하는 방법은 없을까?
사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술이 나를 따르고 내가 또 술을 따르기 때문이다."
덧붙임_
오마이뉴스에서 즐겨읽는 최종규의 '책과 헌책방과 삶'에서 보았다.
덧붙임_둘
날이 이리 더울때는 시원한 맥주도 좋지만 매운 낚지볶음과 조개탕에 소주 한잔이면 땀을 푹 흘릴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