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의 말처럼 혼자 알고 있기는 너무 좋은 내용이라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소개한다. 몇 줄 안되는 글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먼저 보아야 할 책이다. 그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한다.
거미와 포도
달콤한 포도송이에는 파리가 많이 꼬이지요. 그것을 본 거미가 포도넝쿨에 그물을 쳤어요.
멋모르고 다가온 파리들은 모두 그물에 걸렸어요.
거미는 말했어요.
"달콤한 포도가 죽음을 불러온다. 흐흐흐"
포도를 따는 철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포도를 나무통에 가득 채우고 밟아서 포도주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거미도 ...
그 거미도 포도와 함께 밟혀서 죽고 말았어요.
달콤한 포도가 거미에게도 죽음을 불러온 것이지요.
*
조개와 게
어떤 조개가 달을 사랑했습니다.
자나깨나 입을 헤 벌리고 달만 생각했지요.
마침 게가 조개를 보았어요.
"얼씨구, 이게 웬 사냥감이냐."
게는 집게발로 돌을 집어서 '영차!' 조개에게 던졌어요.
돌은 조개의 입으로 쑥 들어갔지요.
'어머. 큰일났다. 입이 닫히지를 않아.'
"자, 그러면 어디 먹어 볼까나."
악삭빠른 게는 조개의 살을 냉큼 먹어 치웠어요. 넋을 놓고 있으면 안 된답니다. 입은 꼭 닫아 둬야 해요.
*
녹슨 면도칼
이발소의 면도칼이 몰래 바깥으로 산책을 나갔어요.
바깥은 봄이었어요.
해님이 따끈따끈 내리쬐고 아름다운 봄 햇살이 하늘에 가득 퍼져 있었지요.
면도칼은 햇빛에 반짝반짝 빛났어요.
"아, 나는 정말 멋있게 빛나는구나.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어.
그래, 나는 아름다워. 이런 내가 더러운 수염이나 깍다니. 이제 지쳤어. 정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나는 안 돌아갈거야. 이제부터는 나에게 어울리는 자연 속에서 조용히 자면서 지낼거야."
그런데 어떻게 된 걸까요? 면도칼은 조금도 반짝반짝 빛나지 않았어요.
"이상하네, 왜 이러지?"
자세히 보니까 면도칼은 어느 틈에 녹이 빨갛게 슬어 있었어요.
"어떻게 하지. 보기 싫은 얼굴이 되어 버렸어."
이 이야기는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낫다고 해서 날마다 게으름을 피우면 곧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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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의 명언도 동화에 못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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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떠나라. 떠나서 잠시 쉬어라. 그래야 다시 돌아와서 일할 때 더 분명한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쉬지 않고 일을 계속하다 보면 판단력을 잃게 되리니 조금 멀리 떠나라. 그러면 하는 일이 좀 작게 보이고,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면서 어디에 조화나 균형이 부족한지 더욱 자세하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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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동화 레오나르도 다빈치 지음, 신미원 옮김/우리교육 |
덧붙임_
우리교육, 2002년 5월 8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