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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좋은 말인데 왜 감흥이 없지 ... 개뿔



부러우면 지는거라고 했는데 "출범 이후 해마다 베스트셀러 3~4종을 만들어내고 있는" 혜안을 가진 이가 있다. 부럽다. 베스트셀러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 혜안이 부럽다. 그 비급중에 몇 가지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 독자중심의 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독자들이 지금 필요로 한다고 해서 준비를 하면 이미 늦다.
- 나도 출판계 동향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광고라든가 다른 분야의 기사를 더 주의 깊게 본다.

참 좋은 말이다. 예전 영화 <싸움의 기술>에서 싸움을 잘하는 방법은 반박자 빨리 움직이는거라고 했다. 정말 혜안이 있는 사람이다.

멘토를 갈구하는 시대다. 그런데 그동안 출판계는 교수들이 원고를 써오면 손댈 생각을 안 했다. 약간 손보는 정도. 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편집자가 뭔가? 말 그대로 독자의 정확한 요구를 읽어낸 다음에 그에 맞도록 책을 만드는 것이 편집이다. 저자 중심, 편집자 중심이 아니라 독자 중심의 책을 만드는 것이다.

언젠가 이런 글을 보았다. 편집자가 팔기위한 책을 위해 순서나 내용을 재단하는 것이 책읽기를 방해하는 커다란 요인이다. 위의 글을 보니 그 생각이 난다. 물론 전혀 상관없다. 하지만 갑자기 떠오르는 내용까지 막을 수는 없지않는가.

요즈음 뜨고 있다는 쌤앤파커스 대표 박시형의 인터뷰('떠오르는 출판권력' 박시형 쌤앤파커스 대표)를 보았다. "출판을 죽이는 건 출판사들… 독자를 안보니까 독자도 안보는 것"이라 말한다. 참 좋은 말이고 맞는 말인데 감흥이 없다. 무릇 말이란 상대방에게 공감을 주어야 한다. 자기 주장만 쏟아내면 벽을 보거나 거울을 보고 말해야 한다.

각자의 가치관, 아니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있다. 출판도 상품이다. 상품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옳은 이야기다. 하지만 세상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동의할 수 없다. 세상은 좋은 말만 한다고 좋아지는 세상이 아니다. 아니라고 외치거나 악을 쓰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밥을 굶는 아이에게 배 고프지 그렇다면 배부른 상상을 하라고 말한 것인가. 밥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왜 배를 골는지에 같이 공감은 해야하지 않겠는가.

사회에 대한 분노는 사석에서 표출하면 되지 책에다 분노를 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안 없는 비판도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코드만 자꾸 강조하면 사회 전체가 다 같이 힘이 빠진다. 물론 진지한 사회비판은 환영한다. 하지만 그런 책은 내가 아니어도 너무 많은 분들이 내고 있지 않은가?

"대안 없는 비판도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코드만 자꾸 강조하면 사회 전체가 다 같이 힘이 빠진다"는 말 많이 들어 본 이야기다. 누가 했을까? 꼭 꼬집아 말할 필요가 없다. 늘 권력을 잡은 주류들이 하는 말이니. "대안없는 비판"을 하지마라 한데 대안은 국민의 세금으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내어야지 그런 것도 못내면 자리를 물어나야 하는 것 아닌가?

넋두리는 사석에서 책은 희망이라 말하지만 그 희망이란 놈이 희망을 가지라고 말한다고 희망이 생기면 좋겠다.

조선일보와 인터뷰 한 내용인데 그 제목이 참 멋지다. 출판권력이라는 표현을 하였다. 이미 언론권력이 된 조선일보의 적절한 비유다. 방회장님은 절대로 이러한 표현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다. 잘 모르는 기자가 잘못해서 그러한 표현을 했을 것이다. 이미 정정보도를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눈에 잘 안띄게 아주 아주 작게 한 귀퉁이에.

문학권력(1세대권력들, 2세대 권력들 그리고 그들을 비호하는 주례사 평론을 해주는 극히 일부 그들끼리의 평론가)이라 불리우는 악령이 한국문단에 존재하듯 거기에 더해 출판권력이 더해지면 멋진 책들이 나오리라 기재된다. 조선일보의 인터뷰 제목(물론 언론권력인 방회장님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을 보면 이미 출판권력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떠오르는 샛별로 이 출판사를 등극시킨 것이다. 보면 볼수록 참 멋진 표현이다.

신입사원 면접을 하면 대부분 '책이 좋아서'라고 답한다. 출판사는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만드는 곳이다. 책을 좋아하면 도서관으로 가면 된다. 출판사는 독자들보다 반걸음 앞서서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찾아내 책으로 만들어내는 곳이다. 늘 일을 생각하고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이런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가 선별기준이다.
헉. 소는 집에서 키우고 회사에서는 책을 만들어라. 물론 이러한 의도는 아닐 것이다. 기자가 옮겨적다보니 기사를 잘못 쓴 것일거다.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것, 특히 책을 어찌 독자들에게 보라고 말하겠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출판사 직원도 편집자도 독자의 한 사람이다. 책을 찍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몸에 참 좋은 말인데... 인터뷰에 나온 말들이 참 좋은 말인데 왜 감흥이 없을까? 참 희한한 일이다. 그래도 김정운 교수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읽어야겠다. 나도 그러한지 궁금하다. 인터뷰를 보면 처음 제목이 "잘 노는 놈이 성공한다"라고 하니 어떻게 빈둥거릴 수 있을까 궁금하다. 처음 제목보다 책제목이 임팩트와 땡기는 맛은 있다. 반발짝 앞을 보는 촉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인터뷰는 여전히 감흥이 없다.


인터뷰를 읽고 이에 대한 글을 검색해 보았다.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그중에서 후자의 의견을 보았다. 상술에 독자를 이용하지 마라! 동의하는 의견은 아직 찾지 못했다. 아니 찾지 않은 것일 수 있으니 알려주기 바란다.


덧붙임_
말미에 있는 변정수의 칼럼을 꼭 읽어보라. (원문은 출판인들이여 ‘희망버스’를 함께 타자)
책이 뭐 대수란 말인가! :: 네이버 블로그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청춘의 현실을 전혀 몰랐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희망? 착각하지마!

더불어 자기계발의 덫 : 책 권하는 心香. 꼭 읽어보길 권한다.



자기계발의 덫
미키 맥기 지음, 김상화 옮김/모요사


덧붙임_둘
쌤앤파커스 박시형 대표의 인터뷰를 모아놓은 곳이다. 음이 있으면 양도 있다. 둘 중 어느것이 가중치를 두느냐가 문제이다.
2010년 주목되는 출판사 - 쌤앤파커스, 박시형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