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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김대중과 김영삼을 빗대어 구술한 현대사 : 김대중 vs 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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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曰 김영삼 씨는 대단히 어려운 일을 아주 쉽게 생각한다.

김영삼 曰 김대중 씨는 쉬운 문제를 대단히 어렵게 생각한다.

기자의 질문에 서로 상대방을 이야기 한 말이라고 한다. 사실의 진위를 떠나 두 명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 위의 관점에서 두 명을 바라고 그들의 행보를 살펴보면 많은 것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연관된 인물들이 많이 살아있고 영향력이 있기에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평전을 찾아볼 수 없다. 이번에 나온 <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은 김대중과 김영삼을 빗대어 구술한 야사野史이다. 김대중이 나으냐 김영삼이 나으냐의 문제를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빼고는 한국 현대사를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선거중에서 가장 극적인 것이 2번 있는데 그 둘다 김영삼과 김대중이 있었다.

김영삼과 김대중은 라이벌이 아니었다. 적어도 김영삼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김대중도 마음속으로는 큰 마음(?)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신민당 대통령 후보 선거전 이전에는 라이벌이 아니었다. 김영삼은 주류로 자리잡고 있었고 김대중은 늘 변방이었다. 그를 주류로 끌어들인 것은 다름아닌 김영삼이다. 그들의 (둘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애증의 시간은 시작된다.

신민당 대통령 후보전에 40대 기수론을 내세우고 김영삼이 나선다. 혼자로서는 역부족임을 알고 김대중과 이철승을 끌어드린다. 김영삼이 주류이자 대세이었기에 들러리를 서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역사가 마음먹은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지않는가. 3파전에 돌입하고 과반수를 얻지못한 3명은 김영삼과 김대중의 결선투표가 치뤄진다. 이철승이 김대중을 지지하여 결국 김대중이 박정희의 대항마로 나서게 된다. 김대중이 잠시 주류인 것처럼 보이는 시간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대중의 시련은 대통령 후보로 박정희를 위협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금도 가장 큰 병폐인 지역감정이 김대중때문에(?) 박정희측에서 만들어 낸 전략이다. 만일 김대중이 아니고 김영삼이 후보가 되었다면... 지역감정이라는 것이 나왔을까? 부질없는 생각이다.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 79년 신민당 총재 투표에서는 김대중계가 이철승을 지지하지 않고 김영삼을 지지해 김영삼이 총재에 오른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김영삼이 총재가 되어 부마항쟁을 촉발 시킨다. 박정희의 종말로 가는 길목에 김영삼이 있었다. 그를 거기에 서게 한 것은 김대중의 도움이었다. 둘은 항상 한국 현대사의 길목에 서 있었다.

김영삼과 김대중과는 상관없는 하지만 현대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사건중에 하나인 1980년 서울역 회군에 대하여 잠시 언급된다. 아마 이야기만 잘 각색하여도 한 편의 영화는 될 것이다. 지도부의 잘못된 판단이 단지 그 사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30년이 지나 지금에도 영향을 미치고 100년 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것은 별도의 글로도 부족하다. 다음을 기약하자.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다. 거기에 저자의 특유의 입담을 더하여 구술의 묘미를 더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이다. 재미있고 잘 읽혀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단점이다.

이제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 인물에 대한 평가하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 책이 그 강을 건너는 길목에 작은 다리가 되리라 믿는다. 거창한 이야기 보다는 소주 한잔에 새로운 안줏거리를 찾는다면 바로 이 책이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고 딱 안줏거리로 만족한다면 이 책을 권한다. 한데 요즘 같은 세상에 이만한 안줏거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
이동형 지음/왕의서재


덧붙임_
왕의서재, 2011년 7월 초판 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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