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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정부 권력과 담배 회사는 세상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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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하는 강준만의 "한국 사회문화사 시리즈"의 열 번째이다. "한국 사회의 모든 것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강준만의 뜻에 따른 책이다. 또한 강준만의 책을 읽고 있으면 그의 방대한 인용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책뿐 아니라 각종 신문 기사를 조합하여 이 책을 구성하고 있다. 인용도 실력이다에서 한번 논하였기에 존경스럽고 또한 인용에 대한 각주는 잘 정리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글을 인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척 궁금하다.

"한국 담배, 흡연의 역사 현장을 가볍게 산책하면서" 담배에 얽힌 아니 담배를 빌어 역사 현장을 가볍게 살펴보자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책은 정말 가볍다.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가 없다. 다른 시리즈를 한 권이라도 읽었다면 이 책을 판단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텐데 아쉽다.





"정부 권력과 담배 회사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나?"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하지만 나는 "정부 권력과 담배 회사는 세상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나?"로 바꾸어 말하고자 한다. "한국 사회문화사"에 국한되어 있음에 담배가 세계사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이용되어 왔는지에 관한 고찰은 부족하다. 신대륙의 발견으로 유럽에 전래된 담배가 유럽 제국주의자와 미국의 자본가 그리고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어떻게 이용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은 생략하였다. 단지 담배가 한국 사회문화 어뗳게 반영되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하지만 단지 한국내에서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양담배가 우리에게 끼친 영향을 말한다. 그럼에도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광해군 시절에 전래되었다. 환금작물인 담배가 전래되면서 기름진 토지에 모두 담배를 재매하여 식량조달에 큰 폐단이 일어난다. 하지만 하멜이 말하듯 "담배가 성행하여 남녀간 피우지 않는 사람이 매우 드물"정도로 담배는 널리 퍼져있었다. 정조때는 흡연률이 전체 20%에 달했다.

서양도 마찬가지이지만 담배의 효용성은 끽연을 너머 약용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었다. 이러한 점은 20세기 중반까지도 속설로 전해져 담배의 인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즉 "만병통치약 또는 모든 불쾌감을 제거하는 식물로 부유층에 확산"되었다. 근대에 들어서는 세금때문에 국가에서 전매하기에 이른다. 또한 양담배 근절운동을 펼쳐 자국 담배를 장려하였다.

"흡연은 늘 흡연자의 의지 문제로 환원"되었다. 하지만 그 의지 뒷면에는 담배를 둘러싼 정부권력과 담배회사의 이익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담배를 못 끊게 니코틴 양을 조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다. 담배 회사가 중독성을 낮추는 노력을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이익을 추구하는 다국적 기업인데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대부분은 알고 있다. "새빨간 거짓말이고 중독성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폭로한 담배회사의 연구원은 당연히(?) 해고 당했다.

강준만은 결론적으로 "담배는 마약이다"라 말한다. 생각의 다름은 있지만 공감한다. 중독성이 마라화나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마리화나는 비합법이고 담배는 합법이다. 이 시스템에 권력과 다국적기업의 이익의 톱니바퀴가 돌아가고 있다. 담배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건 담배 회사나 재배자가 아니라 바로 정부이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금연운동, 다른쪽에서는 세금을 챙기는 국가 권력의 이중적 행태는 코메디보다 더 웃기는 원맨쇼다.

결코 담배를 불법화 하지 못한다. 가격도 금연 욕구를 가질 정도로 올리지 못하고 한계점을 이용하여 가격을 올릴  것이다. 국민보다는 들어오는 세금으로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연 운동가는 흡연자에게만 의지에 견주어 금연을 권하지 말고 정부에 담배 판매금지 청원을 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적당히 정부와 타협을 하고 있다.



담배의 사회문화사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덧붙임_
인물과사상사, 2011년 6월 초판 1쇄

덧붙임_둘
담배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담배이야기, 타바코>를 읽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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