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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Exorbitant Privilege(과도한 특권)이다. 세계 유일의 국제통화인 달러는 그간 누려온 '과도한 특권'을 잃을 운명에 처한 것이다. 세계통화의 지위를 누린지 80여년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위기일뿐이다. 저자도 그것을 강조하고 있다. 결코 "달러 제국의 몰락"은 없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달러가 국제통화인 덕분에 미국이 누리는 또 다른 혜택은 보다 논쟁적이다. 다른 나라들은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에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미국 조폐국이 100달러 지폐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몇 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100달러에 상당하는 실질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세뇨리지(화폐 주조로 얻는 이익, 국제통화를 보유한 국가가 누리는 경제적 이익)을 누리고 있다.
해외 기업과 은행들이 거래의 편의성과 이자 소득의 매력 때문에 달러뿐 아니라 미국 채권, 국채도 보유한다. 이러한 편의성을 인정하는 만큼 추가로 획득비용을 지급한다. 이는 미국에 엄청난 혜택을 안겨준다.
금융위기 이후 달러의 영향력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가계 부문에서 키운 금융위기 위험을 간과했기 때문에 엄청난 규모의 재정 적자와 대외 부채를 세계 경제가 떠안게 되면서 금융위기를 촉발하게 됐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저자의 일관된 주장은 차세대 국제통화가 등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NO'라는 답을 하고 있다. 저자는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위상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로나 위안도 달러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유로는 '나라 없는 통화'라는 점이 걸림돌이고 위안화는 '국가의 개입이 너무 많은 통화'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저자는 "향후 10년 동안 다수의 국제통화를 개발한다면 세상은 적어도 금융상으로는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는 좋은 뉴스다. 하지만 10년은 기다리기엔 긴 시간"이라며 달러가 지속 될 것임을 확신한다. 그 (미국의 입장에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달러의 폭락은 미국 스스로의 잘못으로만 일어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현명하게 대처하면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다. 좋은 소식은 달러의 운명이 중국이 아니라 미국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마지막 대목이다. 저자는 "위기를 피하려면 증세와 재정지출 삭감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의회와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며 현명하게 대처하길 권하고 있다.
달러 제국의 몰락 배리 아이켄그린 지음, 김태훈 옮김/북하이브(타임북스) |
덧붙임_
북하이브, 2011년 9월 초판 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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