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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놈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놈이 강한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 올린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를 더하고 싶다. 상대에게 무조건 이기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상대보다 오래 살아남는 것이다. 즉 오래 살아남는 놈이 이긴다. 반달 최익현(최민식)이 가장 질기게 살아남아 또 새로운 날을 생각하게 만든다. 여기서 반달은 건달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닌 이를 말한다.
최익현은 자신이 건달 최형배(하정우)와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야쿠자에게 선물 받은 총알없는 빈총처럼 그는 늘 건달이 아닌 주변을 맴도는 존재다. 80년대를 가르는 건달들의 삶의 겉모양을 보여주지만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가족"이다. 최형배가 최익현과의 술자리에서 "결국 믿을 건 가족뿐"이라 말한다. 먼 사돈의 팔촌도 가족이다. 부산을 배경으로 하기에 지역주의는 보이지 않지만 혈연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최익현이 결국 오래 살아남아 손주의 돌잔치를 보는 것도 결국 혈연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한국영화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건달영화다. 한때 풍미했던 조폭영화와는 전혀 다르다. 반달의 한계를 극복하려 처세의 달인이 된 최익현, 건달은 건달이라는 최형배 그리고 건달같은 검사들 이들이 어우러져 전혀 새로운 건달영화를 보여준다.
영화의 엔딩을 보면서 대부의 마론 브란도를 떠올렸다. 멋진(?) 마피아는 아니지만 가족에게는 좋은 아빠이자 남편이고 오빠이다. 대부가 가족을 지키기 위하여 마피아가 된 것이라 하면 너무 미화한 것인가. 하지만 이탈리아인과 한국인이 유사한 점은 바로 가족 중심적인 사고이다. 80년대는 가족이라는 중심이 있었다. 지금은 그 가족이 어디에 있을까.
최익현을 보면서 결국 오래 사는 놈이 이긴다.
덧_
80년대 노래는 아니지만 함중아와 양키즈의 노래는 신선했다. 영화 크래딧에서 장기하의 이름을 보았다. 둘 다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장기하의 리메이크만 나오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덧붙임_
공지영이 영화에 대하여 이상한 소리를 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길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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