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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밥 먹여주는 경제경영

변화 앞에서 조금이라도 위축되거든, 일단 크게 저질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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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몇 장 읽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깨친 유리창의 법칙"이다. 깨진 유리창처럼 나쁜 것을 나두면 안되니 빠른 조처를 생각했다. 이것을 떠 올린 것은 재단이사장이 민병구 병원장에게 병원을 맡기면서 한 말 때문이다. "어차피 곧 없어질 거니까, 그냥 자리만 지키면 되지 않겠어?" 하지만 깨진 유리창을 연상한 것은 선입관이었다. 책 끝부분에 '깨진 유리창'에 대한 부분이 약간 언급되고 있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깨진 유리창이 아니라 폐차 직전의 자동차 유리창을 떠올랐다. 다음은 책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은 대목이 있다.

저자는 병원장이 되지마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심정으로 경제연구소 측에 강연을 부탁하자, 연구소 소장이 던진 질문과 민 병원장의 답변이다.
- 어떤 강의를 원하십니까?
- 어떻게 하면 변화할 수 있을까요?
변해야 했지만, 방법을 몰라 헤매던 시점이었다. 소장은 강연하기 전에 미리 병원을 다녀갔다. 강연날 소장은 병원장과 직원에게 말했다.
- 병원이 정말 낡았더군요.
-그야 오래됐으니까요.
- 그런데 조직원들의 마인드는 더 낡았네요.

민 병원장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변화였고, 그 변화는 위로부터, 나부터, 쉬운 것부터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작은 변화가 조만간 없어질 병원에 조금씩 조금씩 찾아왔다.



변화하지 않는 것을 고통으로 만들어라.
아주 강렬하고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만들어서 새로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하라.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치러야 하는 대가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에서 더 크게 동기를 부여받는다.
- 앤서니 라빈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조만간 없어질 병원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병원 즉 작소병원을 만들었다. 그 변화의 기간이 1500일이다. 제목의 스캔들은 직원들과 고객 환자들과의 작고 아름다운 스캔들이라 생각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스캔들과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달라도 상관없다. 스캔들 원래의 의미보다 서로 부딪히며 좀 더 좋은 작소병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스캔들로 표현했다고 여긴다.

기분 좋은 스캔들로 여러차례 우수병원, 고객만족도 최우수병원으로 선정되었다. 큰 변화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작은 변화가 쌓여 커다란 만족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그도 처음 부딪힌 것은 불만 많은 고객이 아니라 낡은 마인드의 직원들 때문이다. 그런 낡은 마인드의 직원이 그 병원에만 있었겠는가. 지금 여기에도 있다.

첫 걸음이 중요하다. 규정상 안된다는 직원들이 많다. 지금까지 그래왓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이제 변화를 규율로 삼으면 된다. 변화를 싫어하는 반대파를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노련한 사공이라면 거친 파도도 즐길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변화 앞에서 조금이라도 위축되거든, 일단 크게 저질러보자.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이렇게 시작한 첫 걸음이 작소병원을 이룬 것이다. 작고 많은 사례는 병원을 국한하여 적용된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한 곳 어디에나 소중한 경험이다.


1500일의 스캔들
민병국 지음/황금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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