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베스트셀러란 많이 팔아야 할 책의 다른 이름이다

반응형

한국인은 1만 원짜리 책에서 2만 원어치 값어치를 뽑고 싶어한다. 그래서 소설보다는 오바마 · 잡스 같은 성공한 사람의 자기계발 평전이 더 잘 팔린다. 한국인은 전쟁, IMF 같은 힘든 일을 많이 겪어서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에세이를 좋아한다. 한번 베스트셀러가 되면, 읽든 안 읽든 모든 사람이 책을 사는 것도 신기하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벨기에 출신 출판기획자가 생각하는 한국인의 책에 관한 그의 편견(?)이다. 그가 모든 외국인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그의 편견이 공감가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많이 팔린 책이 좋은 책일까? 그것은 결코 아니다. 더구나 팔린다고 꼭 읽힌다는 보장도 없으니 측정의 기준이 없다. 철저하게 자본주의 체계로 접어든 출판업계는 많이 팔기 위하여 끊임없이 마케팅을 한다. 그 때문에 책의 질과는 상관없이 본의 아니게(혹은 의도되게)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도 있다. 물론 그 마케팅을 하는 대상의 선정조차 미리 정해지는 것이기에 마케팅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에 좀 더 접근해 있는 것이다.

베스트셀러란 많이 팔리는 책이 아니라, 많이 팔아야 할 책의 다른 이름이라 했다. 베스트셀러라고 다 좋은 책 아니라는 건 익히 알면서도 이미 정평이 난 책에 먼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유행에서 밀린 고전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고전 읽기를 권하는 책은 몇십만 부나 팔렸지만 정작 고전은 안 팔리는 게 현실이다. 고전이라는 사실이 그 책을 널리 또 열심히 읽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널리, 열심히, 특히 '널리'를 결정하는 요인은 책의 내용과는 무관하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책일 경우, 첫눈에는 좋은 책이요 근사한 책일때가 많다. 내가 책을 통해 배울 점을 찾는 경우, 그런 책은 독자들이 찾아 주지를 않는다. _페터 빅셀


개그맨 전유성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하위권에 있는 책을 골라 읽는다고 한다. 이유는 곧 사라질 책이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는 내가 아니어도 많은 이가 읽을 것이고 출판사에서 절판시킬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아주 나중에 평판이 좋다면 그때 읽어도 된다. 내가 지금 당장 사지 않으면 독자의 기억에서 사라질 책을 읽는 것이 읽는 이의 정신 건강이나 출판 생태계를 위한 일이다.

덧붙임_
이방 소설 알리는 이방인

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_2012.07.1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