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이 상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적이 곧 세계적이라는 슬로건으로 임권택 감독을
앞세워 많은 영화로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여우주연상, 감독상도 받았나. 이제는 한국적이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너무나 한국적인 틀에 얽매여 더 큰 것을 놓쳤다. 김기덕이 받은 상이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좋아하는
이가 많을까 아니면 싫어하는 이가 많을까 생각했다. 나는 수상 소식에 가장 먼저 떠오는 이가 장훈 감독이다. 김기덕필름에서
<영화는 영화다>를 데뷔작으로 연출하고 흥행도 성공했지만, 배급사에 사기당했다. 다시 의기투합해서
<풍산개>를 연출하기로 했다. 자본을 따라 김기덕사단을 떠난다. <의형제>를 연출해 흥행에 성공한다. 2연타
흥행에 성공한다. <고지전>으로 빛을 발하기는 했지만 나쁜 편은 아니다. 성공적인 충무로 입성이다. 한데,
<풍산개>를 김기덕필름에서 연출하였더라면 이 영화는 아마 장훈이 연출을 맡았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장훈이 떠나고 몇
년의 칩거 후에 이 작품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장훈 덕분에 이 영화가 나왔으니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가.
세상 살아가는 게 새옹지마이다.
개인적으로 조민수를 좋아한다. 중복 수상은 안된다고 해서 여우주연상을 받지 못한 게 아쉽다. 역시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귀국한 김기덕 감독이 한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천만 기록 세우려고 좌석점유율도 낮은데 극장 차지하는 것, 그게 진짜 '도둑들' 아닌가요?
기록 안 세워도 그 정도면 되지 않았나. 기록 세우려 할인이나 단체 관람으로 채우는 행태는 이제는 그만두어야 하지 않는가. 한국도 관객으로 해야 할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금액으로 해야지 관객 수에 있는 허수가 드러나지 않을까. 다른 것은 모두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잘만 따라 하면서 이것은 왜 하지 않을까.
금액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사람이 많기야 하겠지만. 이제는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버려야 할 때가 훨씬 지났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다. 그거야 그들의 문제이니 알아서 잘 할거고, 일산 CGV에서 종영되었는데 어디서 봐야하나.
스크린쿼터에 목을 맸지만, 그것은 대자본을 위한 것이 된 지 오래다. 작은 영화를 위한 스크린쿼터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무시되었다. <피에타>로 작은 영화를 위한 스크린쿼터가 이루어질까. 내 생각은 절대 그럴 일은 없다. 자본이 지배하는 곳에는 자본 이외에는 다른 어느 것도 존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덧붙임_
‘아리랑’ 김기덕이 말한 “죽여야 할 배신자”는
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_201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