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왜 《나의 첫 사업 계획서》라 했을까? 《Anyone Can Do It》가 책 내용을 더 잘 전달한다. 영국의 스타벅스라 할 수 있는 '커피 리퍼블릭'의 창업자가 쓴 좌충우돌 창업기다. 창업에 관한 책은 많지만, 창업일기는 처음이다. 컨설팅업자(?)가 쓴 것보다 유연하지는 않지만 투박한 점이 매력이다.
중간마다 두 저자 간의 오간 팩스 내용을 타자기체로 편집하였는데 가독률이 떨어진다. 만일 개정판이 나온다면 수정했으면 한다.
독립독행(bootstrapping)을 '최소한 자원이나 장점만을 가지고 수행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사전에서 독립독행獨立獨行은 '남에게 의지하지 아니하고 독자적으로 행동함'이지만 친숙하지 않은 말이다. 역자가 전하는 의미가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말이다. 혼란의 여지는 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둘 더하기 둘을 다섯으로 만드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세련된 면은 없지만, 곳곳에 창업자의 땀이 어린 조언이 많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면,
아무리 큰일이라도 자신이 다룰 수 있을 만큼 작게 부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고객이 몰려들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라. 성공은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고객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훌륭한 것이라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게임이 끝나기 전에는 게임의 승패를 알 수 없다.
매일 1퍼센트의 차이가 3개월을 넘기면 100퍼센트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사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다음 중 하나의 경우이다. 성장한다. 소규모로 남는다. 항복한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우선 회사가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생각하라.
세세한 조언을 읽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저자가 가장 부러운 점은 (실제로 확인할 수 없지만) 창업일기를 써 이렇게 책으로 낸 것이다. 창업을 생각한다면 그날부터 창업일기를 써라. 누가 알겠는가. '평지는 없고 올라가거나 내려가야 했던' 그 시절이 다른 이에게 엄청난 도움과 희망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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