破釜沈舟
초(楚)나라 항우(項羽)가 진(秦)나라와 거록(鋸鹿)에서 싸울 때, 강을 건너온 배를 가라앉히고, 솥과 시루를 깨뜨려 죽을 각오로 싸워 크게 이긴 데서 연유함. 항우는 진나라를 치기 위해 직접 출병하고, 그 군대가 막 장하를 건넜을 때였다. 항우는 갑자기 타고 왔던 배를 부수어 침몰시키라고 명령을 내리고, 뒤이어 싣고 온 솥마저도 깨뜨려 버리고 주위의 집도 모두 불태워버리도록 했다. 그리고 병사에게는 3일 분의 식량을 나누어 주도록 했다.
이제 돌아갈 배도 없고 밥을 지어 먹을 솥마저 없었으므로, 병사는 결사적으로 싸우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결국 병사는 출진명령이 떨어지자 무섭게 적진을 향해 돌진했다. 이렇게 아홉 차례를 싸우는 동안 진나라의 주력 부대는 궤멸되고, 이를 계기로 항우는 제장(諸將)의 맹주가 되었다. 파부침주와 같이 결사항전의 태세를 갖춘다는 말로 파부침선(破釜沈船), 기량침선(棄糧沈船)이 있다.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
‘파부침주’는 중요한 정치 · 군사 전략의 하나로, 지도자가 부하의 사기를 높이고 사상을 통일하는 한 방법이다. 비단 군대를 이끄는 장군뿐 아니라 회사를 이끄는 리더, 나라를 이끄는 정치가 또한 ‘파부침주’의 결심과 기개로 아랫사람을 힘껏 다독이고 그들과 자신을 격려하여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기업의 CEO가 ‘위기’나 ‘변화’를 이야기할 때, 기성 정치인이 정치의 판을 바꿔야 한다고 말할 때, 그들은 입버릇처럼 파부침주의 자세를 거론한다. 파부침주는 가장 마지막에 띄우는 승부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집단을 이끄는 리더든 각오를 다지는 개인이든 아무 때나 파부침주의 전략을 사용해 의미 없는 죽음, 의미 없는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