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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선택과 결정, 더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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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 어떤 옷을 입을지,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혹은 새로운 직장을 찾을지 고민한다. 하지만 모든 선택이 같은 무게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선택은 가볍고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어떤 선택은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결정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선택의 난이도는 무엇에 따라 달라질까?

두 갈래 길 vs 여러 갈래 길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 우리는 보통 “갈림길”을 떠올린다. 그런데 선택지가 두 개일 때와 여러 개일 때, 어떤 상황이 더 어려울까?

많은 사람은 “선택지가 많으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심리학에서도 선택지가 많을수록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고, 결정을 내린 후에도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의외로 “두 갈래 길”이 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여러 갈래 길: 선택의 자유 vs 결정 피로

선택지가 많을 때 우리는 더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을 계획할 때 목적지가 10곳이라면, 우리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곳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택지가 많으면 그만큼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선택지가 많을수록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가 생긴다는 점이다. 마트에서 소스 코너에 가면 비슷한 소스가 15가지나 진열되어 있다. 어느 것이 내 입맛에 맞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하거나, 혹은 무작위로 골랐다가 후회할 수도 있다.

이처럼 선택지가 많으면 더 많은 정보를 분석해야 하고, 최적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 그 결과, 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피로가 누적된다.

두 갈래 길: 운명을 가르는 결정

그런데 선택지가 딱 두 개밖에 없다면 어떨까? 보통 “선택이 간단해지겠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두 개의 선택지가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서로 비교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비교하면 할수록 각 선택의 장단점이 더 뚜렷해지고,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예를 들어, A회사와 B회사에서 동시에 제안이 왔다고 하자. A회사는 안정적인 직장이고, B회사는 더 높은 연봉과 성장 기회가 있다. 이 경우, 우리는 단순히 A와 B를 비교하며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는 선택이라고 느끼게 된다. 즉,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를 포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고, 결국 선택이 어려워진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선택과 후회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는 그의 저서 《선택의 역설(The Paradox of Choice)》에서 선택지가 많을수록 행복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결정이 어려워지고, 선택한 후에도 다른 선택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후회를 하게 된다.

반면,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사람들이 손실을 더 크게 느끼는 경향(손실 회피, loss aversion)이 있다고 설명한다. 즉,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이걸 선택하면 다른 걸 잃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신중해진다. 이 때문에 두 갈래 길에서의 결정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어떻게 선택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선택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1. 완벽한 선택은 없다고 인정하기

어떤 선택을 하든, 완벽한 정답은 없다. 우리는 종종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하지만, 사실 선택이라는 것은 그 순간의 정보와 상황에서 최선일뿐이다. 따라서 “더 나은 선택이 있었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2.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기

선택할 때 우선순위를 정하면 훨씬 쉽게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장을 선택할 때 “연봉”이 중요한가, “성장 가능성”이 중요한가? 또는 소스를 고를 때 “매콤한 맛”이 중요한가, “부드러운 맛”이 중요한가? 자신만의 기준을 정하면 선택이 한결 쉬워진다.

3. 선택 제한하기

행동경제학에서는 “선택을 줄이면 구매율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따라서 우리가 실제로 선택할 때도 의도적으로 선택지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소스를 고를 때 15가지 중에서 “매콤한 것”만 골라 3개로 줄이면 훨씬 결정하기 쉬워진다.

4. “충분히 좋은” 선택을 하라

심리학에서는 완벽주의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을 “최적화자(Maximizer)”, 적당히 만족하는 선택을 하는 사람을 “만족자(Satisficer)“라고 부른다. 만족자가 더 행복한 삶을 산다고 한다. 즉,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선택하는 것이 후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결론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 선택지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어려운 것도 아니고, 선택지가 적다고 해서 쉬운 것도 아니다. 오히려 두 갈래 길에서는 “포기의 부담” 때문에, 여러 갈래 길에서는 “결정 피로” 때문에 선택이 어렵다.

결국, 선택이란 완벽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완벽한 선택을 하려는 강박을 내려놓고, 주어진 선택 안에서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나은 결정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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