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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부고사이트를 위한 메모

모르고 싶어도 알게 되는 죽음이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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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를 연달아 쓰게 되는 날엔 이 직업이 결국 타인의 죽음을 기록하는 일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전 생애에 걸쳐 남긴 발자취를 허겁지겁 요약하는 일. 그래서 죽지 마라, 아무도 죽지 마라, 하고 ‘[사망]’ 속보가 뜰 때마다 주문처럼 외었다. 목숨이 아까워서라기보단 그 사연 속으로 또 뛰어들 생각을 하면 아득해져서 그랬다. 모르고 싶어도 알게 되는 죽음이 너무 많았다.
 
—『청춘유감』, 한소범, 「아무도 죽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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