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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살아 있어 아름답다,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신경림 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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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申庚林), 1936년 4월 6일~2024년 5월 22일

 

살아있어야 희망을 찾을 수 있고, 희망이 있는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아직 살아 있어, 오직 살아 있어 아름답다.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시인은 발견하는 사람이다. 늘 보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이다. 늘 다니던 길에서 안 보이던 것을 발견해내는 이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이다.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보는 사람이다. 시는 그것들과 만나는 것이다. 미미한 것, 숨어 있던 것, 드러나지 않던 것, 하찮은 것들과 만나는 것이다. 만나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존재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 자체로 의미 있다는걸 알게 하는 것이다.

신경림 시인은 “시 쓰기 역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는 행위”라고 하면서 “남이 알지 못하는 것, 남이 보지 못하는 것, 남이 만지지 못하는 것을 알고 보고 만지기 위해 찾아다니는 일, 그것이 바로 시 쓰기”라고 말한 바 있다.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신경림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하늘을 훨훨 나는 솔개가 아름답고  
꾸불텅꾸불텅 땅을 기는 굼벵이가 아름답다  
날렵하게 초원을 달리는 사슴이 아름답고  
손수레에 매달려 힘겹게 비탈길을 올라가는 늙은이가 아름답다

돋는 해를 향해 활짝 옷을 벗는 나팔꽃이 아름답고  
햇빛이 싫어 굴속에 숨죽이는 박쥐가 아름답다

붉은 노을 동무해 지는 해가 아름답다  
아직 살아 있어, 오직 살아 있어 아름답다  
머지않아 가마득히 사라질 것이어서 더 아름답다  
살아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그들과 함께 걸어온 시인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시인이 세상을 향해 남긴 마지막 한마디는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바로 이번 유고 시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인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되는 이번 시집은 생전 마지막으로 펴낸 『사진관집 이층』(창비 2014) 이후 11년 만의 신작이다. 그사이 잡지나 신문 등에 소개된 시는 물론, 발표하지 못한 유작까지 모았으며 총 60편의 작품을 도종환 시인이 엮어냈다. 작품은 삶과 죽음, 사람과 자연 같은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포근한 언어 덕분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번 시집을 통해 우리 시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시를 쓴 신경림이 마지막으로 남긴 깊은 생명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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