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코 이야기를 하면, 가족이 다 슬퍼하니까 초코에 대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냥 그렇게 잊어버린 거 같아요” (25세 K씨)
“강아지가 곁을 떠나고, 계속 일만 한 것 같아요. 바쁘게 살면 덜 슬프니까. 그런데 나중에 더 큰 슬픔이 찾아오더라고요.” (43세 L씨)
“제가 너무 슬퍼하니까, 개 하나에 유난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상처가 됐어요. 그래서 더욱 주변에 말을 못하고 혼자 삭힌 것 같아요.” (32세 H씨)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이들에게 물었더니, 대부분 반려동물의 죽음을 직면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이별은, 오랜 시간 마음 어딘가에 남는다.
하지만 『개를 잃다』의 저자 엘리 H. 라딩어는 말한다.
“우리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애도해야 한다.”

『개를 잃다』는 반려견의 죽음부터 새로운 시작까지의 과정을 안내하는 책이다.
안락사, 애도의 단계에서 느끼는 감정들, 장례 방법, 추모 의식, 아이를 위로하는 법, 다른 개를 위로하는 법, 심지어 개의 죽음에 대한 여러 종교의 입장까지 다룬다.
비록 나는 해리를 떠나보낸 후에 이 책을 만났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큰 위로가 되었다.
작가는 이별을 잘하는 법을 아주 섬세하게 알려준다.
작가가 권하는 세 가지 추모의식
(1) 일기 쓰기
일기 쓰기는 죄책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글을 쓰며 내 안의 변화를 천천히 바라볼 수 있다.
(2) 편지 쓰기
떠난 반려견에게 편지를 쓰자.
얼마나 사랑했는지,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다시 한 번 이야기하는 일은 마음의 상처를 덜어준다.
(3) 반려견의 일대기 기록하기
그 아이가 어떻게 내 곁에 왔고, 어떤 시간을 함께 보냈는지 기록하는 것은 가장 특별하고 지속적인 추모의 방식이다.
“만일 커다란 상실감을 겪는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그만큼 크나큰 축복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점에 감사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반려동물에게 누구에게도 받을 수 없는 사랑을 받았다.
짧았지만 그 시간은 온전히 함께 살아낸 순간이었다.
언젠가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우리는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이별해야 한다.
— 『개를 잃다 - 반려동물과 이별할 때 준비해야 하는 것들』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