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馬光洙), 1951년 4월 14일~2017년 9월 5일

벌써 8년입니다. 2017년 9월 5일, 세상을 향해 가장 도발적이고 솔직한 질문을 던졌던 마광수 교수(1951-2017)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외설과 순수, 위선과 본능의 경계에서 평생 고독하게 투쟁했던 그의 삶을 오늘,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기리고 추모합니다.
시대의 금기를 해방시킨 ‘야한’ 언어
마광수 교수의 문학적 의의는 단연 억압된 욕망의 해방에 있습니다. 유교적 엄숙주의와 경직된 도덕관념이 지배하던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에서, 그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자연스러운 부분인 성(性)을 문학의 중심에 놓았습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와 『즐거운 사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들은, 당시 문단과 지식인 사회가 애써 외면하고 감추려 했던 ‘인간의 진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했습니다.
그의 외침은 단순한 외설이 아니라, “억압이 폭력을 낳는다”는 절규였습니다. 그는 성적 억압이 낳는 위선과 이중성을 비판하며, 인간 본연의 욕망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겪었던 긴급 체포, 구속, 해직의 고난은 단순히 한 작가의 개인사가 아니었습니다. 이는 1990년대 한국 사회가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정의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두고 벌였던 치열한 역사적 논쟁 그 자체였습니다.
현재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마광수 교수가 떠난 지 8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외형적으로는 훨씬 개방되었습니다. 성(性)을 다루는 콘텐츠는 범람하고, 개인의 자유는 확대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얻었는가?: 우리는 겉으로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기준, 자본의 논리 속에서 자신을 검열하고 억압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위선은 사라졌는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이중적인 잣대가 난무하고, 타인의 욕망은 쉽게 비난받는 이 시대에, 우리가 마 교수를 돌로 던졌던 1990년대의 위선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의 도발적인 언어는 오늘날 ‘인간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도덕’ 사이의 영원한 긴장에 대해 다시 성찰할 것을 요구합니다.
고독한 이단아의 마지막 메시지
마광수 교수의 문학은 그의 삶과 분리할 수 없습니다. 그는 고독과 우울증 속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해야 했지만, 그가 세상에 던진 고통스러운 솔직함은 후대 작가와 독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억압적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진실을 고수했던 고독한 이단아. 이제 그 모든 고통과 억압에서 벗어나 영원한 자유와 안식에 들었기를 간절히 추모합니다.
그의 문학은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 사회의 자유와 위선에 대한 해제되지 않은 암호로 영원히 남아 빛날 것입니다.
시대와 불화했던 마광수 교수 별세
마광수(馬光洙), 1951년 4월 14일~2017년 9월 5일 ‘마광수’가 죽었다. 외람되게도 부고에서 이름 석 자만 쓴 것은 마광수라는 이름이 우리의 한 시대를 상징하는 기호였기 때문이다. 소설가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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