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정말 친환경인가
전기차는 조용하다.
엔진 소리가 없고, 매연 냄새도 없다. 사람은 이 장면을 보며 안도한다. 드디어 친환경의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잠깐 멈춰 보자.
정말 그런가.
전기차는 달릴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도시의 공기는 분명 나아진다. 이 장면만 보면 답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질문을 조금 넓혀 보면 어떨까.
전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전기차는 배기가스 대신 전기를 소비한다. 그 전기가 석탄에서 만들어졌다면 배출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동한 셈이다.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질문이 있다.
배터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전기차 한 대에는 수백 킬로그램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리튬과 코발트, 니켈 같은 광물을 캐내고 가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맨해튼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배터리 생산을 위해 실제 무게의 수십 배가 넘는 광석을 처리해야 한다고 한다. 리튬 1킬로그램을 얻기 위해 대량의 소금물을 정제하고, 코발트 생산 과정에서는 막대한 폐기물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광산이 위치한 지역에서는 환경 훼손과 노동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우리는 도심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지만, 지구 반대편의 땅은 다른 대가를 치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전기차는 친환경이 아닌가.
그렇게 단정하기도 어렵다. 많은 연구는 충분히 오래 운행할 경우 전기차의 총 탄소 배출량이 내연기관보다 낮다고 분석한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그 차이는 커진다. 배터리 재활용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 질문으로 돌아온다.
전기차는 완벽한 해답인가.
아니면 과도기의 선택인가.
어쩌면 더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하다.
자동차 중심의 삶은 친환경적인가.
동력원을 바꾸는 일만으로 충분한가.
소비 방식은 그대로 둔 채 기술만 바꾸면 괜찮은가.
전기차를 선택하는 일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기술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태도까지 대신하지는 않는다.
이 글은 결론을 내리기 위해 쓰지 않았다.
다만 질문을 남기기 위해 썼다.
우리는 무엇을 줄이려 하는가.
탄소인가, 불편함인가.
아니면 죄책감인가.
전기차는 조용하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는 묵직한 질문이 있다.
당신은 정말 친환경을 원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