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꽃길 살리기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길 사라질 위기에
현 문화재청장인 유홍준은 그의 책을 통해 섬진강변을 따라 강원도에 이르는 19번국도의 하동구간을 두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이름 붙였다. 경남 남해 미조에서 시작되는 19번 국도는 경남하동의 화개장터까지 100리가 넘는 벚꽃길로 유명하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던 19번국도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개발사업에 사라지게 될 위기에 놓여 있다.
[아고라 네티즌청원] 아름다운 '섬진강 꽃길'을 지켜주세요!
(벚꽃이 활짝 핀 19번 국도)
19번국도 하동읍-화개장터 구간은 벚꽃축제가 열리는 4월초에 사흘간 반짝 정체후 연중 한산한
도로이다.
4년 가까이 찬반 논란이어져
2003년 연말 19번국도 하동읍-화개 구간의 4차선 확장공사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동성당, 하동민주청년회등 하동지역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섬진강과지리산사람들
"(http://cafe.daum.net/sumjinsalang)이라는 꽃길보존을 위한 단체를 만들어 도로확장의 부당성을 지적하기 시작한다.
당시 하동군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는 실체없는 지역개발론을 앞세워 도로확장을 주장했으나, 어떤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주민들의 요구에 답하지 못한채,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지정으로 인한 물류 이송을 위해 필요하다고 도로확장의 이유를 슬쩍 말을 바꾼다. 그러나 광양 - 전주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19번국도의 확장은 예산의 중복투자라는 비난을 받게 되지만 부산지방 국토관리청이나 하동군은 4차선확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4년이 흘렀다.
그동안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나 하동군은 지역언론과 이장단, 군의회를 움직여 4차선 확장의 필요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반대하는 주민이나 단체와는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는 건설행정의 폭력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왔다.
건교부장관의 전면 재검토 지시에도
부산국토관리청은 꿈쩍도 안했다.
2004년 4월 당시 건교부장관은 아름다운길은 아름다운대로 지켜야 하며, 주민들이 반대하는등의 이유로 전면 재검토 지시를 내렸으나, 산하 기관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나 해당 관청인 하동군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것으로 보인다.
4차선국도에 설계속도 60키로미터
현재 2차선인 19번국도 하동읍-화개장터 구간은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지금도 시속 7-80키로미터로 달리는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부산국토관리청은 2005년 9월28일 듣지도 보지도 못한 설계속도 60키로미터의 4차선 도로와 4차선 옆으로 자전거 도로를 건설한다며 주민 설명회를 열었으나 반대하는 주민과 단체의 항의로 설명회는 파행으로 끝났다.
[아고라 네티즌청원] 아름다운 '섬진강 꽃길'을 지켜주세요!
국책사업에 반대는 없어야 한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하동군은 그동안 몇차례 설명회나 공청회를 열었으나, 도로부지에 토지가 편입되는 보상받는 주민들을 위주로 설명회를
개최했고, 반대하는 주민이나 단체에는 연락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행사를 진행하다 뒤늦게 달려온 반대주민의 적극적인 항의로 매번 설명회는 파행으로 끝나고, 노선이 확정되면 주민공청회나 설명회를 열겠다고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하동군은 약속했으나, 그 약속을 관청 스스로 어기며, 2007년 3월에 착공하겠다는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공정한 가운데 공청회나 설명회를 요구하는 주민들에게 합의 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공청회나 토론회를 열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최근 10년간 매년 차량통행량 줄어들고 있는 한산한 도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길로 통하는 19번국도는 지난 10여년간
매년 차량통행량이 줄어드는 도로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달리는 861번 지방도로와 함께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공사를
추진하기 위한 각종 보고서에는 현재의 통행량을 하루 평균 6천여대로 보고 앞으로 10여년후 차량통행량이 3배 이상 늘어난다는 믿기 어려운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섬진강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전남쪽 861지방도 왼쪽(들판쪽)은19번국도로 양쪽 모두 2차선도로다.)
19번국도의 4차선 확장은 예산낭비다.
19번국도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놓여진 전남쪽 861번도로와 연계하면 4차선 이상의 도로효과를 낼 수 있고, 또 인근에 광양- 전주간 고속도로가 건설중에 있어 19번국도의 차량 통행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중복투자라는 비난과 함께 관광객을 불러 들이는 관광도로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함께 받고 있다.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군청 앞에서 시위하는 주민들
(이들은 단 한번도 공청회에초청받지 못했다.)
[아고라 네티즌청원] 아름다운 '섬진강 꽃길'을 지켜주세요!
지역민들에게 이 도로는 농산물 판매장이다
특히 19번국도 하동읍 구간 도로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하동지역의 특산품인 대봉감이나 배, 밤, 매실등을 판매하면서 하동지역 농산물의 가격
안정과 농가 소득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특히 배는 250여 농가가 생산하는 전체 물량의 60%이상을 도로변 판매대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섬진강은 자연의 보고다
섬진강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하구언이 열려 강과 바다가 소통하는 곳이다.
섬진강은 산지하천으로 강은 산의 호위를 받으며 흐른다. 지리적인 조건으로 난개발에서 자유로웠지만 최근 열악한 섬진강 주변 농촌지자체는 너도나도 도로를 내고, 강을 막고, 주변 경관자원을 활용한 개발사업을 하려고 한다.
19번국도 확장사업 공사 구간 인근에 천연기념물 수달의 보호구역이 있다. 확장구간인 만지지역 미리내 호텔 앞 섬진강에 오후3-4시경이면 수달이 노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공사가 시작되면 수달도 섬진강을 떠나게 될 것이다.
수달뿐이겠는가. 겨울이면 섬진강에는 도요새를 비롯한 오리류 등 온갖 철새가 섬진강을 생명의 보고로 이용하고 있으며 공사구간인 하동읍-악양 평사리 수면에 천둥오리, 흰뺨 검둥오리 등 철새와 텃새들이 물질을 한다. 도로확장을 위한환경보고서에는 섬진강생태환경에 대한 어떤 보존 계획도 없다. 다만
동물 이동통로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겠다는 말 뿐이다.
군청앞 1인시위 8주째
물길꽃길지키기하동군민대책위는 현재 회원및 지역민이 참여하는 1인 시위를 하동군청앞에서 기한없이 매일 하고 있다. 지역민의 합의없이 밀어붙이는 개발사업에 대해 "천주교마산교구정의구현 사제단 성명서 발표" "녹색연합 현장방문및 성명서발표" "미디어 다음에 네티즌청원 10000명 서명운동"등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지키기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동읍 섬진교에서 20키로미터 상류에 위치한 화개장터앞 남도대교)
대안은 없나?
안타깝게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하동군은 반대하는 주민들과 단체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대안마련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생존권을 위협하는 우회 4차선 보다는 기존 도로를 활용하는 것이 예산도 절감하고 주민들의 생존권도 지키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무조건 4차선은 해야 되는 사업이라며 단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말한대로 벚꽃축제 기간동안 차량 정체가 확장의 이유라면 하동읍에 있는 섬진교와 화개장터에 있는 남도대교의 중간 지점인 악양면 지점에 861번 전남쪽 지방도와 연결하는 교량을 건설하면 소통에 문제 없을 것이라는 주민들의 주장도 들어 봄직하다. 물길꽃길살리기하동군민대책위는 연중 한산하다가 4월 벚꽃축제기간 사흘정도 정체되는 이 도로를 확장하려면 공사비가 4차선 1키로미터에 100억 이상이 들어가는데 이처럼 많은 예산을 쓰는 것은 이 자체가 국민들이 낸 세금을 헛되이 쓰는 일이기 때문에 4차선 확장사업은 전면 백지화 되거나, 재검토해야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