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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향기로운 시와 소설

읽는 것이 힘이다


스테디셀러라고 하고 꼭 좋은 책은 아니다. 하지만 읽어 볼 만한 책일 것이다.

얼마나 읽었나 보니 10개중에서 안도현의 '연어',  '향수' 그리고 '상실의 시대'를 읽어 보지 않았다. 왠지 일본작가의 책은 읽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나만의 엘러지일지도 모른다.

낙원구 행복동에 살던 우리의 난장이는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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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시간을 뛰어넘는다
◆읽는 것이 힘이다◆
`100쇄 돌파`는 책에 주어지는 커다란 영광이다. 100쇄를 돌파했다는 건 100번을 인쇄기에 걸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오래 사랑받았다는 증거다. `쇄`와 판매부수는 다르다. 1쇄에 찍는 부수는 책의 종류나 출판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쇄가 많다고 무조건 부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쇄를 거듭했다는 건 그만큼 꾸준한 수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100쇄 돌파 소식은 좋은 책은 세월이나 시대마저 뛰어넘는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지난 3월 조정래의 `아리랑`(해냄)이 100쇄를 돌파했고, 안도현 시인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 `연어`(문학동네)가 이달 말 100쇄 돌파를 앞두고 있어 화제다.

우리 출판 역사에서 100쇄를 넘어선 책은 많다. 100쇄 이상을 찍은 책들은 대부분 양서들이다. 흥미 위주 베스트셀러가 단기간에 100쇄를 찍는 사례도 있기는 하지만 오랜 기간 100쇄를 찍은 책들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미 200쇄를 넘어섰거나 앞두고 있는 책도 많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성의힘)은 200쇄를 넘었다. 1976년 `문학과지성`에 연재되면서 세상에 얼굴을 내민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1970년대 산업화의 이면을 그린 작품이다. 도시 빈민으로 살아가는 난장이 가족의 이야기는 출간 이후 문단은 물론 대학가와 사회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주었다. 잡지사를 다니던 작가가 지하다방에 앉아 첫 구절을 썼다는 이 책은 훗날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조정래의 `태백산맥`(해냄)도 200쇄를 앞두고 있다. 1986년 출간된 `태백산맥`은 교과서조차 외면한 한국 근ㆍ현대사의 가려진 진실을 소설로 그린 문제작이다. 작가가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고소ㆍ고발에 시달리는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한국인의 필독서가 됐다. `아리랑` 역시 지난 3월 100쇄를 돌파했고, `한강`도 머지않아 100쇄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여 조정래는 자신의 대하소설 3종이 모두 100쇄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100쇄를 넘어선 작품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울림으로 사랑받는 것들이다. 분단과 이념의 허구를 중립국을 선택한 한 전쟁포로의 시각으로 담아낸 최인훈의 스테디셀러 `광장`(문학과 지성사)은 152쇄를 찍었다. 1960년 처음 발표된 이 소설은 아직까지도 이념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사회에 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1976년 초판이 나온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문학과지성사)도 110쇄를 넘어섰다. 소록도를 배경으로 인간과 권력의 문제를 다룬 이 소설은 인간의 가치를 고민하게 하는 철학적 시각이 돋보인다.

100쇄를 눈앞에 두고 있는 책들도 많다. 마이카 시대의 도래와 맞물려 `답사붐`을 불러일으켰던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창작과비평)는 99쇄를 찍었다. 1993년 출간된 이 책은 진보적인 미술평론가였던 유홍준을 일약 수면 위로 부각시켰고, 국토에 대한 애정을 불러일으켰다.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민음사)과 윤홍길의 `장마`(민음사)도 90쇄를 넘기며 100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람의 아들`은 1970년대 초반 이문열이 입대할 무렵 쓰기 시작해 1973년 중편으로 완성되었고, 이후 장편으로 출간되었다. 이문열 문학의 뿌리이자 출발점이라고불리는 작품이다.

`장마` 역시 우리 시대의 고전이다. 어린이 시각으로 이데올로기의 비인간성을 다룬 이 작품은 분단문학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출판사를 여러 곳 옮겨 다닌 박경리의 `토지`(나남)와 황석영의 `장길산`(창작과비평)도 100쇄를 능히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지영의 작품으로 최근 각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도 100쇄를 넘겨 찍었다.

외국 작가의 책 중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은 것들도 100쇄를 넘겼다. 영원한 스테디셀러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가 100쇄를 넘겨 200쇄를 향해 가고 있고, 1991년 처음 출간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도 출간 16년 만에 109쇄를 찍었다.

안타깝게도 몇 쇄를 찍었는지 여부는 해당 출판사에 일일이 확인하는 것 말고는 찾아낼 길이 막막하다. 따라서 100쇄를 넘긴 책은 이밖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사랑받은 책들은 각기 나름의 향기를 지니고 있다. 다른 어떤 작품도 따라올 수 없는 지고의 가치를 지닌 스테디셀러들은 어느 시대에 읽어도 동일한 감흥이 있다.

100쇄를 돌파한 책들이 `우리 시대의 고전`이 될 수 있는 이유다.




  • BlogIcon 1004ant 2007.05.10 13:18

    '상실의 시대' .... 읽고나면 사랑이 하고싶다는 마음을 생기시키는 그런 느낌이였어요.... 저는 조정래 작가 작품만 읽었네요... 한강은 아직.....

  • BlogIcon 소소 2007.05.21 13:50

    딴지는 아니구요, 저는 일본 고베라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
    바로 옆동네가 오사카라는 곳이지요.
    그 오사카의 거리를 걷다 보면 7할은 한국인인 듯한 느낌이 요즘 듭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건 한국에 가면 일본을 아직도 적대시하고 용서라는 단어보다는
    책임이라는 단어로 무엇인가를 묶으려고 하는 느낌이 드는데 왜 이 나라(일본) 에는 가장 많은 민족이
    한국인 일까 하는 생각입니다. 근본적인 곳을 보면 문화의 차이가 있으나 겉으로는 한국과 일본은
    문화가 정말 많이 닮아있습니다. 문학도 감성이 조금 특이한 일본인 이기는 하지만 문학도
    우리의 감성과 무척 흡사하지요. 왜 일본에 대해 엘러지를 가지고 계신가 깊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 BlogIcon 한방블르스 2007.05.21 15:11 신고

      그런 엘러지가 아니고 왠지 눈에 잘 안들어오는 엘러지입니다. 사람이름도 잘 기억에 남지 않고 뭐 그런 엘러지입니다. 한데 우동 한그릇은 감동적으로 읽은 기억이 납니다. 별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