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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집단 지성의 활용 [중앙일보]
`집단은 뛰어난 개인보다 더 똑똑`
정보 중요도 대중의 지혜로 결정
웹2.0이 처음 주창된 2004년 이후 지금까지 '웹2.0의 핵심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진행 중이다.
2006년 후반을 기점으로 연구자들 사이에선 웹2.0의 핵심은 '집단 지성을 활성화하고 활용하는 것(harnessing collective intelligence)'이라는 데 중론이 모아지고 있다. 즉 집단 지성을 활용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웹2.0 서비스며, 집단 지성 구현이 개방.참여.공유 등 웹2.0의 속성이 궁극적으로 목적하고 바라는 것이다.
디지털 철학자로 불리는 피에르 레비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사회커뮤니케이션학과)가 1994년 출간한 책 '집단 지성'에서 시작된 이 용어는 "개인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집단은 가능케 한다"는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레비 교수는 언어와 문자 이후 가장 강력한 소통 수단인 인터넷이라는 지식의 도구를 확보하게 된 인류가 이제 어떻게 이를 잘 활용해 진화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특히 그는 현재 웹2.0 서비스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위키피디아(네티즌의 참여로 만드는 백과사전)와 블로고스피어(블로거들이 공유하는 지적 공간)의 출현을 예측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뉴요커의 칼럼니스트 제임스 서로위키가 2004년 '대중의 지혜'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집단 지성은 좀 더 구체성을 띄게 된다. 대중의 지혜는 마치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결정되는 것처럼 다양하고 독립적인 개개인의 집합(대중)에 의해 만들어진 의견에서 특정한 메커니즘(aggregating mechanism)을 통해 답을 추출해낼 수 있다는 개념이다.
따라서 ▶개인은 답을 몰라도 집단은 알고 있다▶특정 조건에서 집단은 그 집단의 가장 우수한 개인보다 더 똑똑하다▶전문가라 해도 매번 정답을 내놓을 순 없지만 집단은 그럴 수 있다고 서로위키는 설명한다.
미 구글이 세계 최대 검색 사이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웹문서의 중요도를 판별하는 '페이지 랭크(Page Rank)'라는 구글의 알고리즘이 집단 지성, 대중의 지혜를 반영한 덕분이다. 구글은 링크가 많을수록, 특히 권위 있는 사이트의 링크가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배정하는 식으로 웹문서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있다.
또 미 딜리셔스(del.icio.us) 같은 '소셜 북마킹' 서비스는 사용자가 개인적인 목적으로 보관하고 분류해 둔 북마크에서 '대중의 지혜'를 이용해 정보의 중요도를 결정하고, 분류하고, 탐색하게 해 준다. 미디어의 경우에도 집단 지성, 대중의 지혜가 작동되고 있다.
미 디그닷컴(Digg.com) 등의 소셜 미디어는 전문가가 아닌 대중의 참여로 뉴스를 모으고 중요도를 결정함으로써 보다 독자가 원하는 이슈와 여론을 반영한 지면을 만든다.
지난해 10월 미 MIT는 'CCI(Center for Collective Intelligence)'란 연구소를 만들어 집단 지성과 그 활용 가능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웹2.0 서비스들은 점차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다. 우리 실정에 맞는 집단 지성을 구현하고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프라크
<필자 요구로 온라인 블로그(www.fortytwo.co.kr/tt) 필명 사용>
악의적 정보 등 집단 지성 역기능
효과적으로 걸러 줄 시스템 필요
집단 지성이 웹 2.0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올바른 집단 지성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구글의 페이지 랭크나 아마존의 추천 시스템처럼 사용자 각자 행위(링크나 상품 구매)에 의해 집단 지성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온라인 백과사전을 만드는 데 개개인이 직접 참여하는 위키피디아의 경우는 부정확하거나 악의적인 정보가 집단 지성의 폐해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 직접 참여로 형성되는 집단 지성엔 각종 폐해를 효과적으로 걸러줄 수 있는 필터링과 편집 기능이 필요하다. 특히 역사.문화적으로 강한 동질감을 보이고 협동을 중요시하는 국내 풍토에선 똑똑한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그룹 싱킹'의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집단 지성이 아닌 집단 최면에 빠지게 될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개인이 합리적이고 편향되지 않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해야 한다.
또 사용자의 모든 행위를 가치있는 재료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집단 지성을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제2의 구글, 제2의 아마존은 이런 토대 위에 탄생할 것이다.
한재선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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