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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은 어떤 여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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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심청, 연꽃의 길' 개정판 출간

개정판을 출간하였다고 하는데 초판을 출판 하였는지도 몰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심청이란 어떤 여인이었을까? 효심으로 자기를 팔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는 효녀?
딸을 팔아 자기 사욕을 취하는 나쁜 아버지를 가진 비련의 주인공.

시대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황석영의 관점은 남다르다.

황씨는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문학적 장치를 통해 상징한 것
서구 제국주의의 강요로 타의적인 근대화 과정을 겪은 동아시아의 역사를 여성이 몸을 파는 과정으로 비유했다
심청은 헐벗은 동아시아 역사[매일경제]
중국 상인들에게 팔려간 심청은 풍랑을 잠재우는 제물이 돼 굿을 치른 후 중국 부잣집에 팔려간다. 중국으로 가는 배 안에서 렌화(연꽃)라는 이름을 얻은 후 부잣집의 어린 첩실로 팔려간다.

노인이 죽은 후에는 기생집 복락루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몸을 판다. 그후 떠돌이 악사 동유를 만나 둘 만의 혼례를 치른다.

그러나 운명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다시 창녀가 된 심청은 타이완의 지룽섬에서 하룻밤에 10여 명의 사내를 상대하는 밑바닥 삶을 살게 된다. 어쩌다 영국인의 눈에 들어 첩이 된 후에는 싱가포르로 가게 된다.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며 평화롭게 살던 그는 오키나와로 간다. 영국인이 준 돈으로 요정 `용궁`을 운영하면서 오키나와 왕자 가즈토시를 만나 그의 두 번째 부인이 된다. 남편이 죽자 심청은 다시 요정과 기아보호소를 연다. 남편과 꼭 닮은 스님을 만나고 마지막 사랑도 한다. 그러나 스님마저 죽자 제물포로 돌아가 조용히 삶을 마감한다.

제물포와 난징, 싱가포르, 오키나와 등을 떠돌며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청이는 19세기 동아시아의 벌겨벗겨진 역사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 역사는 심청이라는 가냘픈 여자의 몸에 고스란히 기록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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