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렬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부의(賻儀) - 구광렬 부의(賻儀) —구광렬편지 봉투와 돈 봉투 크기 같음을 친구 놈 죽고서 안다 그 시절 우리 대신 눅눅한 지폐 밀어 넣는 내 손바닥이 그 크기 같음에 소스라친 것이다마술 같은 인생이다 봉투를 여는 내 입김 여전히 뜨거운데 나 몰래 깊이 파인 손금의 손바닥은 싸늘한 네 입술 같은 지폐 몇 장을 애간장 태우던 지난 편지 대신 집어넣고 있다무작정 마시고 돈 없어 시계 잡히던 그 옛날 막걸리 됫박값 종이돈이 답장도 못 받아볼 글 없고 끝없는 편지가 된다—『불맛』, 실천문학사, 2009 —장정일구광렬의 시에는 ‘시적인 번득임’이 있다. 소금이 짜고 설탕이 단 것처럼 시가 시적인 번득임을 뿜어내는 일도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시가 시적인 번득임을 간직하고 있지도 않은 데다가 모든 시인이 시적인 번득임의 획득을 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