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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봉오리 살풋 열리듯
이제는 봄입니다. 모든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듯이 봄을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애린의 서문으로 그 새 봄을 맞이 할까 합니다.
아직도 바람은 서쪽에서 불고, 아직도 우리는 그 바람결에 따라 우줄우줄 춤추는 허수아비 신세, 허나 뼈대마저 없으랴. 바람에 시달리는 그 뼈대가 울부짖는 소리 그것이 애린인 것을. 몹시도 티끌 이는 날, 두견꽃이 죽어간 날 누군가 태어났다. 술상 밑에서, 애기파 속에서, 겨울 얼음강에서 새로운 얼굴로.
나는 그 죽고 새롭게 태어남을 애린이라 부른다.
.... 생명은 이렇게 이 순간에도 죽고 또 태어나기에.
.... 부디 모두 애린이어라!
나는 그 죽고 새롭게 태어남을 애린이라 부른다.
.... 생명은 이렇게 이 순간에도 죽고 또 태어나기에.
.... 부디 모두 애린이어라!
김지하 - 화개(花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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