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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시인의 <돌아다보면 문득>의 후기 '시인의 말'이다.
세상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
누구 말이던가. 문득 이 말이 떠오른다.
나는 병이 없는데도 앓는 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스스로 세상 밖에 나앉었다고 생각했으나
진실로 세상일을 잊은 적이 없다.
세상을 잊다니! 세상이 먼저 나를 잊겠지.
일탈을 꿈꾸지만 나는 늘 제자리 걸음이다.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려면 계속 달릴 수밖에 없다.'는 이 막막함이란 '거울나라의 엘리스'만 겪는 고통이 아닐 것이다.
배껴쓰기가 글쓰기 연습의 가장 기본이라 했다. 그보다도 시인의 마음을 알고싶다.
"일탈을 꿈꾸지만 나는 늘 제자리 걸음이다"는 나의 마음을 대신 말해준다. 시인은 위대하다. 아니 시는 위대하다.
산
가까이 갈 수 없어
먼발치에서 서서 보고 돌아왔다
내가 속으로 그리는 그 사람마냥
산이 어디 안 가고
그냥 거기에 있어 마음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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