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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

일탈을 꿈꾸지만 나는 늘 제자리 걸음이다

정희성시인의 <돌아다보면 문득>의 후기 '시인의 말'이다.

세상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
누구 말이던가. 문득 이 말이 떠오른다.
나는 병이 없는데도 앓는 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스스로 세상 밖에 나앉었다고 생각했으나
진실로 세상일을 잊은 적이 없다.
세상을 잊다니! 세상이 먼저 나를 잊겠지.
일탈을 꿈꾸지만 나는 늘 제자리 걸음이다.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려면 계속 달릴 수밖에 없다.'는 이 막막함이란 '거울나라의 엘리스'만 겪는 고통이 아닐 것이다.

배껴쓰기가 글쓰기 연습의 가장 기본이라 했다. 그보다도 시인의 마음을 알고싶다.
"일탈을 꿈꾸지만 나는 늘 제자리 걸음이다"는 나의 마음을 대신 말해준다. 시인은 위대하다. 아니 시는 위대하다.


가까이 갈 수 없어
먼발치에서 서서 보고 돌아왔다
내가 속으로 그리는 그 사람마냥
산이 어디 안 가고
그냥 거기에 있어 마음 놓인다


  • BlogIcon mepay 2008.12.13 01:44

    푸른 물빛이 탐스러워
    손 가득 퍼올려도
    푸른 빛을 가질 수 없고


    맑은 하늘빛이 눈물 겨워
    높이까지 올라가도
    하늘 빛을 만나지 못하듯


    내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그러하다


    물처럼, 하늘처럼
    겹겹히 쌓여 투명한 올로
    고운 색깔을 엮어내듯,


    보일듯 보이지 않고
    닿을듯 닿지 않으며
    만져질듯 만지지 못할 그리움의 이유를


    내 어찌 알겠는가



    작자 mep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