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무쇠팔, 최동원을 기리며
“공을 던지고 싶다.”
그것이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최동원을 빼고 한국 야구를 말할 수 없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다섯 차례 등판해 네 번 승리를 거두며 롯데의 첫 우승을 이끌었던 무쇠팔. 그는 강속구의 대명사였고, 선동렬과 늘 비교되었지만, 최동원의 직구는 누구와도 비길 수 없는 고유한 힘을 지녔다.
그러나 그를 더 오래 기억하게 하는 것은 기록이 아니라 행동이다. 한국프로야구 선수협의회를 만든 주역이 바로 최동원이다. 그는 이미 충분히 보상받던 스타였지만, 후배 선수들을 위해 가장 앞에 섰다. 그 용기는 한국 야구의 토대가 되었고, 동시에 커다란 불이익을 불러왔다. 삼성에서 유니폼을 벗어야 했고, 마음의 고향 롯데로도 돌아가지 못했다. 롯데 역시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1년 9월 14일, 그는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는 곳으로 갔다. 향년 53세. 짧지만 치열한 생애였다. “공격적인 피칭”이 장점이자 그의 성격 그대로였다. 타협을 모르는 곧은 성품이 선수 생활을 단축시켰지만, 동시에 그를 영원히 기억하게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생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했다. 아마 롯데를 뜻했을 것이다. 그 바람은 끝내 이루지 못했지만, 이제는 진정한 마음의 고향에서 원 없이 강속구를 던지고 있으리라 믿는다.
최동원은 한 시대를 풍미한 투수였고, 무엇보다 따뜻한 시선을 지닌 어른이었다. 그는 영원한 무쇠팔이며,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