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行間/새로 나온 책

2012년 2월 1주 새로 나온 책

반응형

유니클로 이외에 자라(ZARA), H&M 등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SPA브랜드들의 현실은 다를까?

*

저자의 말이다. "패션에 관심 없던 내게 유니클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낮은 연봉을 받으며 혹사당하는 점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실상, 중국 공장 노동자의 현실을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야나이 회장의 독단적인 모습도 알 수 있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1월 13일 지난해 말 일본 유니클로사가 서울문화사를 상대로 제기한 출판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해 모든 항목에 대해 “이유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가처분신청 기각 결정문 요지 참조)

법원은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문에서 "어떤 표현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더라도 그 표현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거나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며, "사법부에 의한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주: 출판금지가처분)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사건 서적 제5장과 제6장의 내용 중 사실을 적시한 부분은 일부 과장되거나 모호한 표현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객관적 사실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따라서 신청인들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으로 진실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신청인들의 주장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라며 기각을 결정했다.

유니클로 제국의 빛과 그림자
요코다 마스오 지음, 양영철 옮김/서울문화사

[유니클로 제국의 빛과 그림자] 법적공방 승소 출간
‘출판 분쟁’ 화제의 책, 유니클로 제국 어떤 내용
유니클로 제국의 빛과 그림자

+

"더 높은 경제적 형태를 갖춘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를 개인이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은 한 인간을 다른 이가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만큼이나 불합리하다. 사회 전체, 국가 또는 공존하는 모든 사회를 다 합치더라도 이 지구의 소유자일 수 없다. 그들은 단지 지구의 점유자이고, 지구에게서 이익을 얻는 이들이며, 뒤를 이을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상태로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누가 한 이야기일까? 누구라도 이 문장을 보면, 20세기 말 이후에 등장한 환경보호론자나 생태위기론자의 말이겠거니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칼 맑스가 『자본』 3권에 남긴 문구다.

한데 여기에서 오해하면 안 될 것이 있다. 단순히 기존의 ‘사회주의’에 ‘생태주의’를 덧붙이면 ‘생태 사회주의’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회주의와 생태주의가 서로 융합하려면 둘 모두 크게 변화해야 한다. 생태 사회주의는 곧 ‘사회(주의)화된’ 생태주의이며 ‘생태(주의)화된’ 사회주의다.

사회주의의 입장에서는 무엇이 크게 바뀌어야 하는가? 자본주의 생산력에 대한 역사유물론의 근본 관점이 변화해야 한다. 자본주의 생산력을 새로운 사회의 계승 대상으로 바라보고 따라서 사회주의를 자본주의 발전의 연장선 위에서 사고했던 전통을 이제는 달리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이 책의 여러 글들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또 다른 핵심 주제다. 자본주의 생산력 발전은 어떤 측면에서 새로운 사회의 저력이 되기보다는 그것을 방해하는 힘이 된다. 그렇다면 사회주의는 이런 방식의 생산력 발전의 단순한 계승자일 수만은 없다. 때로는 그것을 막고 중단시키며 되돌려야만 한다.

기후정의
이안 앵거스 엮음, 김현우.이정필.이진우 옮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기획/이매진

좌파, 진보하지 말고 전환하라
한국 환경운동에 진일보한 담론을

+

실제 인생에서 긍정적 사고의 힘으로 부정적 현실을 완벽하게 극복해내는 것이 과연 항상 가능할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기자로 6년여간 자기계발서와 행복연구서의 허구를 파헤치는 칼럼을 썼던 저자는 "이런 책들이 저마다 거창한 목표와 복잡한 방법을 제시하는 건 그래야 책과 워크숍 티켓을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긍정적 사고의 함정' '새출발 중독증' '절약해서 부자되기'와 같은 수십개의 소주제를 통해 자기계발서의 논리적 맹점을 하나하나 깨뜨린다. 평범한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거창하고 화려한 원칙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작지만 알찬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결심, 불완전하고 평탄치 않은 발전을 인정하고 참아내는 인내심, 그리고 일이 잘못되는 순간에도 좌절하지 않으며 행복뿐 아니라 여러 감정의 심포니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다.

행복중독자
올리버 버크먼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생각연구소

'성공'을 속삭이는 책, 믿지 마라

+

이 책은 인류 문명의 고비마다 식량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 추적한다. 저자는 "농사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우리가 먹는 밀, 쌀, 옥수수는 1만년 전 신석기시대 인류가 유전공학의 산물로 발명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연 상태의 밀, 쌀, 옥수수 등은 번식을 위해 어느 정도 여문 다음엔 가벼운 바람에도 우수수 낱알이 흩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말이다. 하지만 인류는 알갱이가 쉽게 흩어지지 않는 종(種)을 따로 모아 재배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인간과 서로 의지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농업혁명'이다. 사실 농업과 정착생활이 인류의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리스와 터키에서 발굴된 인류의 뼈를 봐도 기원전 1만5000년 전 수렵 채집민의 평균 신장은 남성 175㎝, 여성 165㎝였는데 농사가 채택된 후인 기원전 3000년쯤엔 남성이 160㎝, 여성은 152㎝로 더 작아졌다. 수렵 채집 시절 75종 정도의 곡물을 먹다가 농사를 지으며 일부 작물만 섭취함에 따라 영양공급의 편중으로 인한 질병도 만연했다. "농사의 채택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실수"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식량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식량의 세계사
톰 스탠디지 지음, 박중서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우리가 먹는 밀·쌀·옥수수, 1만년 전 신석기인의 유전공학 작품
세계역사 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식량
농사가 도입되자 인류 키는 왜 작아졌나

+

저술가 김정호씨의 새 책 <조선의 탐식가들>은 음식 문화로 조선 시대와 조선의 위인들을 바라본 책이다. 교과서에서 만나는 이름들이었던 당대의 학자들과 거물들의 내면과 진면목이 그들이 즐겨 먹은 음식과 식사 철학을 통해 생생하고 선명하게 드러난다. 우리가 오해하거나 몰랐던 조선의 식생활상을 흥미롭게 들려주면서 익히 아는 조선 음식문화에 담긴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조선 역사는 ‘쇠고기와의 전쟁’?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며 일어난 커다란 변화 중 하나가 음식이었다. 불교 국가여서 살생을 꺼렸던 고려와 달리 새 왕조 조선은 ‘육식 금지’를 철폐했다. 농사짓는 가장 중요한 동반자인 소를 잡아먹을 수 없었던 대다수 농민들에겐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지배층인 사대부들은 살판이 났던 모양이다. 쇠고기 광풍이 불었고, 지도층의 탐식과 사치를 우려한 조선은 황급히 ‘소 도살 금령’(우금령)을 내려 쇠고기 열풍을 막았다. 그리고 검소함을 강조하는 ‘성리학적 밥상론’을 들고나와 왕은 12첩반상, 양반은 7첩반상, 중인 이하는 5첩이나 3첩반상으로 강제 규정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쇠고기에 맛을 들인 양반은 전혀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백성들도 고기맛에 반했다.

조선의 탐식가들
김정호 지음/따비

조선시대 사대부도 '고기 회식' 했다
조선 최초 음식칼럼니스트는? ①허균 ②정약용 ③율곡
혜경궁홍씨 생일상 오른 별미 개고기찜
조선 선비들 지적 허영심 채우는 최고 술안주는 소염통구이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