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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귀챠니스트를 위한 위대한 발명품 TV 리모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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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리모콘이 없다면,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귀챠니스트에게는 다른 어떤 물건보다도 소중한 것이 TV리모콘이다. 어린 시절 지금처럼 버튼식 TV가 아니라 로터리 방식의 TV에는 '인간 리모콘'이 있었다. 채널을 돌려주는 아이나 부인이 꼭 있었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TV 리모콘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집안의 헤게모니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TV 리모콘이다. 리모콘을 발명해 '게으름뱅이들(lazybones)의 아버지'로 불리던 유진 폴리가 지난 20일 노환으로 숨졌다. 그는 혁신품을 발명한 공로로 제니스사 동료 로버트 애들러와 함께 1997년 에미상을, 미국전기전자엔지니어협회로부터 2009년 '이부카 마사루(井深大·1908~97·소니 공동설립자) 소비자 전자제품상'을 받았다.

그의 발명으로 인해 '채널 돌리기(channel surfing)'가 새로운 사회 현상이 돼 광고주들을 당혹케 했다. 또한 인간 리모콘의 역할을 충실히(?) 해 온 아이들을 해방시켰다. AP는 폴리의 부음과 함께 "전 세계 TV 애호가들은 그를 위해 추모 묵념을 할 법하다"는 촌평을 전했다. (조선일보, 2012.05.24)

얼마전 50가지 위대한 발상들에 대한 책 《오! 이것이 아이디어다》(웅진지식하우스)에 TV 리모콘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백수에게는 귀챠니즘의 진수를, 인간 리모콘인 아이들에게는 해방을, 광고주에게는 공포를 준 위대한 발명품이 바로 TV 리모콘이다. 백수에게는 진정한 자유를, 아이들에게는 공부할 시간을, 광고주에게는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기회를 준 것이다.



201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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