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 무비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르지오 레오네의 걸작선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한다. 다시 감상할 수 있는 상영작은 <석양의 무법자>(1966), <옛날 옛적 서부에서>(1968), <석양의 갱들>(1971),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등 총 4편이다.
<The Good, the Bad, the Ugly>는 <석양의 무법자>로 이름이 굳어졌다. 몇 해 전 이에 대해 포스팅을 했다. 개봉할 때 영화 제목은 <석양에 돌아오다 - 속 석양의 무법자>이다. 그 후 비디오 출시에서 <석양의 무법자>로 표기되어 굳어지게 되었다. 시리즈 2부인 <석양의 무법자>는 <석양의 건맨>으로 불린다. 이름이 무엇이든 영화감상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단지 이름이 변경된 이유가 우습기 때문이다.
마카로니 웨스턴이냐 스파게티 웨스턴이냐는 이름도 중요하지 않다. 마카로니는 일본인이 붙인 이름이니 바꾸어야 하고 스파게티는 서양인이 붙인 이름이니 따라야 한다는 웃기는 논리 때문이다. 서양인을 따르는 게 '글로벌스텐다드'라 생각한다. '글로벌스텐다드'는 단지 그들이 신자유주의를 전파하기 위하여 붙인 이름에 불과하다. 어차피 원어로 제목을 부르지 않을 바에야 무엇이든 문제가 되겠는가.
지금 중요한 것은 영화의 제목이 무엇으로 불리든 세르지오 레오네의 영화를 상영이다. 작은 TV 화면이 아닌 스크린으로 볼 기회이다. 일정은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이다.
세르지오 레오네 걸작선 Sergio Leone Special
2012년이 쏜 살 같이 지나가고 2013년이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던 '2012 베니스 인 서울'에서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이탈리아 영화를 상영한 서울아트시네마는 2013년의 첫 프로그램으로 이탈리아 영화를 소개하는 연장선이자 한시협 필름 라이브러리 구축 사업의 확장 차원에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필름 라이브러리로 구축한 컬렉션 중 이탈리아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의 걸작 4편을 상영하는 '세르지오 레오네 걸작선'을 준비했습니다.
이탈리아 웨스턴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 감독 중 한 명입니다. 악당인지 정의의 편인지 구분을 할 수 없는 이상한 주인공들이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우리는 과감한 편집, 극단적인 클로즈업, 반복되는 OST와 함께 영화 속 세계에 빠져들고 맙니다.
그런 맥락에서 세르지오 레오네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묻게 만드는 중요한 감독입니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레오네의 영화가 주는 이상한 매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서울아트시네마의 관객들도 영화들 속 주인공처럼 제멋대로, 신나는 2013년을 보냈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세르지오 레오네(1929-1989)
세르지오 레오네는 무성영화 감독인 빈센조 레오네의 아들로 태어났다. 2차대전 후 유럽에서 작업하던 마빈 르로이, 라울 월쉬, 윌리엄 와일러 등의 조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연출을 준비했다. 정통 웨스턴 장르의 관습을 파괴하고 조롱하는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1964)를 만들면서 그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아버지로 일컬어졌으며,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the Ugly>(1966)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 등의 대표작을 연이어 발표했다. 근현대 미국 뉴욕을 다룬 마지막 작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1984)로 어떤 미국인보다 미국사회와 그 역사를 냉정히 들여다보기도 했던 세르지오 레오네는 죽기 전에 러시아혁명을 다룬 ‘옛날 옛적 러시아에서’ 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