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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책 장사꾼은 여느 장사꾼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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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장사꾼들과는 분명 다른 분들이니까?”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기자는 이렇게라도 그들에게 읍소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조소 섞인 웃음을 보내는 것일까?

자체적인 콘텐츠로는 자생할 수 없다고 보이는 어떤 집단이 다른 것에 빌붙어 (좋은 말로 하자면 공생하며) 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레미제라블》, 지금은 《위대한 개츠비》이다. 기존에 나와 있던 책은 18개월 10% 할인이라는 규제를 벗어나 절반 이하 가격으로 판매한다. 기왕에 찍어낸 것이고 많이만 판다면 대부분 이익이 된다.

이런 호재를 다른 출판사가 놓칠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18개월이란 족쇄가 있다. 이 족쇄를 교묘히 피해 많은 책을 판 출판사가 있다. 세계문학 전집을 발행하며 18개월에 적용되지 않는 실용서로 신고했다. 이를 두고 말이 많았다. 지금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을 적용했으며,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다. 단지 비합법일 뿐이다. 번역가 김석희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건 출판사가 이 행태를 그대로 하고 있다. 새로운 번역서 《위대한 개츠비》를 실용서로 등록하여 50%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교묘히 법망을 피해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개발한 출판사가 놀랍고 경이로울 따름이다. 문학 전집을 실용서로 등록하든 과학서로 등록하든 독자는 알지 못한다. 서점에서 각자 분류하기 때문이다. 이런 교묘한 방법을 없애려면 신고한 내용대로 서점에서 분류해야 한다. 《노인과 바다》나 《위대한 개츠비》가 문학이 아닌 영어 자습서와 같은 실용서에 순위가 매겨져야 한다. 이래야 독자가 의아해하며 왜 그런지 궁금해하고 책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 있다.

반값 할인하는 출판사는 작은 출판사가 아니다. 서두에 기자의 '분명 다른 분들이니까?'라는 말은 절대로 현실에서 일어날 일이 아니다. 결론은 간단하다. 책 장사꾼도 여느 장사꾼과 별반 다르지 않다.

덧_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1+1 세일


_2013.05.19
보고 듣고 느낀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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