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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아직도 면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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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에는 인기상이라는 게 있다.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인기가 있는 사람에게 준다. 인기상을 받았다고 꼭 연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제의 꽃은 작품상이지만 대중에게는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이 가장 뇌리에 남는다.

존재도 없는 '안철수당'이 민주당보다 지지율이 높다. 영화제의 인기상을 떠오르게 한다. 인기상을 받은 배우가 주연상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저 인기상이다. 그 인기에 현혹되어 어떄에 힘이 들어가거나 전부로 생각한다면 오래가지 못하는 반짝 배우가 될 것이다.

안철수의 별명이 '간철수'라 한다. 간을많이 보면 음식이 짜진다. 짜면 물을 더 넣고 그래서 싱거우면 소금이나 간장을 더 넣게 된다.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오기 어렵다는 말이다.

“국민과 함께”는 좋지만 무엇을 함께 하는 것일까? 이제 그 "첫 걸음을 디디고자" 한다면 작년에서는 아무런 정책도 없는 선거를 하려고 했단 말인가. 그게 아니라면 작년 대선 정책을 오류를 인정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말인가.

아직도 안철수는 "그 구체적 정책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면 그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이러한 선언을 해야 한다. 아무런 정책도 준비도 없는데 나 '안철수'를 믿어 달라는 말인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정당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 준비 없는 정당은 인물을 쫓아가는 '패거리 정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한 예는 굳이 들지 않아도 지금까지 많이 겪었던 실패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구체적 실체가 없는 허상을 꿈꾸고 싶지 않다. 준비되지 않은 정치세력은 자기 주관이 없을 뿐 아니라 관념에 얽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첫걸음을 디디'려 하지 말고 모두 준비되었을 때 시작한다고 말하는 게 옳지 않을까.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격언이 바둑에만 적용되는 이야기이길 바라지만 세상사가 그렇지 않음을 많이 보아왔다. 단순 비교가 기분 나쁠지도 모르지만, 이인제도 문국현도 나름 신선했다. 하지만 지금 그 어디에도 그들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급조急造
임시변통으로 급하게 만듦.


안철수, 정치세력화 관련 기자회견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오늘 국회에 많은 일정이 있었는데도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저는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가칭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자 합니다. 공식적인 정치세력화의 첫걸음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금 우리 정치는 건강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어도 해상에서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방공식별구역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패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일본은 중의원에서 특정 비밀보호법을 통과시키며 공공연한 무장을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어도를 실효지배중인 우리는 그곳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설정조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핵무장을 지속하는 북한까지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엄중한 현실 속에서, 우리 정치는 극한적 대립만 지속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은 또 어떻습니까?. 육아와 교육, 거주와 일자리, 노후문제에 이르기 까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없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4000달러를 넘었다는 소식에 환호는커녕, 오히려 한숨 소리만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정치에서 국민의 삶이 사라진 탓입니다. 이제는 현실 정치인이 된 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도 여기에 무한책임을 느끼며,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반성의 바탕위에서,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첫 걸음을 디디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세계사에서 기득권과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양극화되었던 냉전은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사회에서는 이념 · 소득 · 지역 · 세대 등 많은 영역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거기다 냉전의 파괴적인 유산까지 겹쳐 나라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소망하는 정치는 민생정치요 생활정치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가치 있는 삶의 정치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오늘 날 전 세계가 바로 이 삶의 정치의 경쟁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삶의 정치란 바로 기본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국가 목표는 헌법 정신에 따라서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평화통일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 정치개혁을 비롯한 경제 사회 교육 분야의 구조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금 우리는 그 구체적 정책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정의의 실현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의 핵심은 공정입니다. 공정은 기회의 평등과 함께 가능성의 평등을 담보하며 복지국가의 건설을 지탱해주는 중심가치입니다.

복지는 해석과 방법논쟁으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복지는 이념투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좌우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실질적 복지로 삶의 정치를 구현해야 합니다.

또 평화는 인권과 함께 우리가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이며 정의와 복지의 실현을 위한 필수적인 환경입니다. 그리고 평화통일정책의 수립과 실천은 헌법의 명령이며 천년 넘게 통일국가를 유지해온 조국에 대한 우리세대의 역사적 사명입니다.

이것이 기본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패권을 지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더 이상 조용한 아침의 나라도 아닙니다. 아무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군사력과, 매력적인 문화의 힘을 가진 역동적인 중견국가입니다. 더욱이 우리 국민은 백척간두에서 나라를 살려낸 경험이 풍부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두 가지 난제를 모두 이루어냈습니다. 나라를 절대빈곤에서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만들었고 피와 땀과 눈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아시아 최초의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각자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닙니다. 저희들은 극단주의와 독단론이 아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정치공간이며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논의구조,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은 국민의 힘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마음을 정성껏 읽고 국민의 소리를 진심으로 듣겠습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을 찌르는 링컨의 말입니다. 그 세 가지 가치를 한데 담아, 가는 길을 “국민과 함께”로 정했습니다. 저희들과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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