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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기계 - 멈출 수 있는가, 멈출 의지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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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 이란을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란의 미사일과 핵시설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불과 8개월 전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그는 또 이란이 개발 중인 장거리 미사일이 곧 미국 본토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초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확보하려면 최소 10년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이번 공습이 즉각적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 정책적 선택에 가까웠다고 분석했다.

“나는 전쟁광을 몰아낼 것이다. 그들은 늘 전쟁하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미사일 한 기는 200만 달러다.” 대선 후보 시절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또한 “끝없는 전쟁을 끝내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된 뒤 그는 군산복합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단 1년 만에 천억 달러 이상 국방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조 바이든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지만 ‘테러와의 전쟁’을 끝내지 않았다. 가자지구 전쟁을 수행하는 이스라엘에 무기와 군사 원조를 확대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했다. 군수업체와 그 종사자를 “민주주의의 병기창”이라 칭찬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여러 면에서 대비되지만, 공통점이 있다. 1조 달러에 육박하는 미국의 전쟁 기계를 지탱해왔다는 점이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대부분 미국 대통령은 전쟁 경제 앞에서 모순을 반복해 왔다. 평화를 말하면서 군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1961년 1월 17일, 퇴임을 사흘 앞둔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는 군산복합체의 위험을 경고했다. 군부와 산업체가 상호 의존하며 민주주의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는 국가 방위가 아니라 이익을 위해 새로운 전쟁 방식을 고안하는 집단의 등장을 경계했다.

그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은 거의 1조 달러 규모의 전쟁 기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성과는 점점 줄어든다. 국방 예산의 절반 이상은 군 인건비가 아니라 민간 기업으로 흘러간다.

같은 자원을 교육, 의료, 사회 인프라에 투입했다면 어땠을까. 미국 사회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뤄온 변화가 가능했을지 모른다.

군수 산업 내부에서도 갈등이 있다. 신기술 기업이 기존 대기업, 예컨대 록히드 마틴의 몫을 잠식할 것인지, 아니면 국방 예산을 대폭 늘려 모두를 만족시킬 것인지의 문제다. 당분간은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은 왜 그렇게 많은 무기를 판매할까. 정부는 동맹의 안정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미국산 무기는 불안을 줄이기보다 증폭한 사례가 적지 않다. 미국은 독재 정권에도 수천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해 왔다.

트럼프는 사우디아라비아 무기 판매 계약이 미국 일자리 50만 개를 지탱한다고 주장했다. ‘무기 수출은 곧 일자리’라는 구호는 빠르게 확산됐다.

의회 역시 군수 로비의 중심이다. 종종 국방부 요청보다 더 많은 예산과 무기 구매를 밀어붙였다. 영향력은 정치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할리우드, 게임 산업, 스포츠, 대학까지 확장된다.

2019년 개봉한 캡틴 마블은 미 공군과 긴밀히 협력한 대표적 사례다. 1986년의 탑건은 군비 확장을 정당화하는 문화적 배경이 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냉전기 치솟던 군비는 스크린을 통해 미화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에이브럼스 전차는 상당수가 파괴되었다. 그러나 이를 비판하기보다 옹호하는 목소리가 싱크탱크에서 반복된다. 후원 구조가 연구의 방향을 규정한다. 자기 검열과 후원자 검열이 작동한다.

아이젠하워는 말했다.  
“군비 확충은 돈만 드는 일이 아니다. 노동자의 땀, 과학자의 두뇌, 어린이의 희망도 소모된다.”

이미 새로운 전쟁 기계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끝없는 전쟁과 민주주의의 쇠퇴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다.

전쟁 기계의 영향력을 억제하는 길은 있다. 선거 자금 개혁, 회전문 인사 제한, 방산 로비의 투명화,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군의 협력 공개, 국방 의존 경제 구조의 전환, 대화와 외교 중심의 세계관 수립.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미국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가.

냉정하게 말하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이 세계 질서의 중심에 서 있는 한, 전쟁 기계 역시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트럼프와 1조 달러 전쟁 기계의 야망), 윌리엄 D. 하텅·벤 프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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