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우울 (1)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2년 12월 2주 새로 나온 책 예술가 이상(1910-1937)은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인가. 허깨비인가. 이 물음들은 지금도 유효하다. 후대 사람들은 글보다 이미지의 기억으로 그를 호출해낸다. 그 이미지들은 대개 흐릿하고 파리하다. 조선총독부 건축기사 시절 찍은 코트 입은 그의 사진과 친구 구본웅이 그린 파이프를 문 괴팍한 기인의 풍모 등이 떠오른다. 소설 에서 미쓰코시 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본점) 옥상에서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를 되뇌는 주인공의 모습이나, 시 ‘오감도’나 ‘건축무한육면각체’ 같은 난수표 같은 시형식들을 연상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식의 심도는 대개 거기까지다. 이상 일대기의 세부는 물론이고, 난해한 작품 속에 묻힌 숱한 ‘암호’들은 논란 속에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수년 동안 시각예술의 맥..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