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4) 썸네일형 리스트형 죽은 자의 신분은 자식의 지위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누가 죽었다고 … 김승희 「한국식 죽음」 오늘 이웃의 장례식이 두 군데가 있었다. 평소 왕래가 빈번했던 분이라 그분의 생전 모습이 여전히 선명하다. 늘 인자하게 웃으시던 할머니의 가시는 길 평안하시라며 찾은 빈소는 서로 인사를 나누고 음식을 먹기에 번다한 모습이다. 어색하게 굳은 영정 사진 앞에 국화를 놓고, 상주와 인사를 하고, 이내 자리를 떴다. 잠시 할머니의 모습을 상기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 장례식이었다. 비단 이 장례식만의 모습은 아니다. 비슷한 모습의 영정사진과 비슷한 옷을 입은 상주들… 장례식장을 찾을 때마다 다른 점은 별로 없다. 누가 돌아가셨든 같은 모습, 같은 절차에 따라 장례는 진행된다. 이런 장례식장의 모습을 보면서 가끔 생각해 본다. 장례식장에 오는 저들 중 과연 망자를 기.. 그런데 누가 죽었다고? - 고인 없는 고인 부고기사 고인이 유명인사가 아니면 보통 누구의 부친상, 모친상 또는 빙부, 빙모상 등으로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상주인 자식이나 사위의 회사 명의나 직위는 빠짐없이 표시되어 있다.어디에도 고인은 없다. 그런데 누가 죽었다고?학연이나 지연 또는 사업상 관계를 통해서 찾아오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고인에 대한 추모의 정이나 애도의 정이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이에 반해 미국의 신문은 부고란의 비중도 크고 평범한 사람이라도 고인 중심의 기사를 싣는다.최소한도 고인의 이름 석자와 간단한 약력을 소개해 주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우도 될 것이고 또 조문하는 사람에게 필요로 하는 정보가 될 것이다.한국식 죽음- 김승희김금동씨(서울 지방검찰청 검사장), 김금수씨(서울 초대병원 병원장), 김금남씨(새한일보 정치부 차장) .. 한국식 실종자 - 김승희 한국식 실종자—김승희● 부음이상준 (골드라인 통상 대표), 오희용 (국제가정의학원장), 손희준 (남한 방송국), 김문수 (동서대학 교수)씨 빙모상 = 4일 오후 삼성 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5시누군가 실종되었음이 분명하다다섯 명씩이나!순교 문화의 품위를 지키면서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다소곳이남근 신의 가족 로망스 이야기—『빗자루를 타고 달리는 웃음』, 민음사, 2000 한국식 죽음 - 김승희 한국식 죽음 - 김승희김금동씨(서울 지방검찰청 검사장), 김금수씨(서울 초대병원 병원장), 김금남씨(새한일보 정치부 차장) 부친상, 박영수씨(오성물산 상무이사) 빙부상, 김금연씨(세화여대 가정과 교수) 부친상, 지상옥씨(삼성대학 정치과 교수) 빙부상, 이제이슨씨(재미, 사업) 빙부상 = 7일 상오 하오 3시 10분 신촌 세브란스 병원서 발인 상오 9시 364-8752 장지 선산그런데 누가 죽었다고?—『빗자루를 타고 달리는 웃음』, 민음사, 200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