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시읽기

(3)
장례식장 - 유강희 장례식장 —유강희부의(賻儀), 라고 쓰인 흰 봉투 뒷면에 아직 산 자의 이름을 쓰고 그걸 윗주머니에 넣는다 〈조문〉을 하기 위해 아직 산 자는 이미 죽은 자와 아직 산 자를 위해 아직 산 자를 더 많이 위해 재빨리 검은 옷으로 갈아입는다 살아생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죽은 자의 사진 앞에 〈느림〉으로 엎드린다 한 번 더 반복한다 그러고 나서 제법 애통한 낯으로 아직 산 자가 아직 산 자를 향해 또 한 차례 〈되돌림〉으로 엎드린다 그리고 나서 흰 꽃을 꺼내듯 흰 봉투를 꺼내 아직 산 자는 아직 산 자 앞에서 아직 산 자의 이름이 적힌 그것을 밀봉된 상자의 좁은 구멍에 애써 밀어 넣는다 아직 산 자들이 등뒤에서 자꾸 밀쳐도 아직 남아 있는 자신..
한국식 실종자 - 김승희 한국식 실종자—김승희● 부음이상준 (골드라인 통상 대표), 오희용 (국제가정의학원장), 손희준 (남한 방송국), 김문수 (동서대학 교수)씨 빙모상 = 4일 오후 삼성 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5시누군가 실종되었음이 분명하다다섯 명씩이나!순교 문화의 품위를 지키면서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다소곳이남근 신의 가족 로망스 이야기—『빗자루를 타고 달리는 웃음』, 민음사, 2000
한국식 죽음 - 김승희 한국식 죽음 - 김승희김금동씨(서울 지방검찰청 검사장), 김금수씨(서울 초대병원 병원장), 김금남씨(새한일보 정치부 차장) 부친상, 박영수씨(오성물산 상무이사) 빙부상, 김금연씨(세화여대 가정과 교수) 부친상, 지상옥씨(삼성대학 정치과 교수) 빙부상, 이제이슨씨(재미, 사업) 빙부상 = 7일 상오 하오 3시 10분 신촌 세브란스 병원서 발인 상오 9시 364-8752 장지 선산그런데 누가 죽었다고?—『빗자루를 타고 달리는 웃음』, 민음사, 200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