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팔려면 전유성처럼 : 구라 삼국지

2008.07.17 13:18 行間/향기로운 시와 소설


김지하의 오적은 "시(詩)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시인의 말을 빌어 한마디 하자면 "약을 팔려면 좀스럽게 팔지말고 딱 전유성처럼 팔아라."라고 하고 싶다.

전유성은 말은 어눌해 보여도 그의 깊이가 있듯이 글도 약(? 나는 구라를 약이라 말하고 싶다)을 정말 잘 판다고 생각한다. 시골 장터에서 약을 팔떄 약의 효능을 분석, 검증하고 사는 이가 어디있겠는가. 모두 파는 사람의 약(말)에 넘어가 약을 사지 않았던가. 물론 거기에 약간의 유희, 장돌뱅이나 원숭이 또는 차력이 양념으로 곁들여진다.

<구라 삼국지>는 집단창작으로 보여진다. 대표집필은 물론 전유성으로 되어있다. 글, 그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구라가 어우러져 있다. 이 책은 삼국지를 처음대하는 사람에게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삼국지를 한번이라도 읽어본 이는 전유성의 약빨에 탄복을 할 것이다.

약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 더 있다. 물건너 물론 북한을 통한다면 산넘어겠지만 중국의 이중텐이 있다. 그 양반도 약을 정말 잘 판다. <구라 삼국지>와 비교를 하자면 <삼국지강의>가 있겠지만 먼저 <품인록>을 보면 약을 잘 판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물론 그 책이 TV강연을 옮겨놓은 것이기에 더욱 그러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것이 책의 장점일수도 있지만 태생적 한계를 느끼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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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기에 사람을 흡입하는 능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시대를 아우른다. 말 그대로 왔다 갔다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활자에 얶매이지 말고 듣는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그의 약에 흠뻑 빠질것이다.

중국에 이중텐이 있다면 나는 한국에는 전유성이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삼국지의 내용보다 그 곁에 양념으로 곁드린 내용을 보면 그의 구라가 대단함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고 책이 가볍거나 천박하다는 말은 아니다. 대중적이라고 꼭 천박한 것은 아니다.

이제 여름이 되었으니 그이 구라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좋으리라. 얼마전 삼국지에 대하여 읽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삼국지는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동양 삼국, 적어도 이땅 한반도에서는 남성들의 로망이다. 삼국지를 논하면 안줏거리도 되고 누가 옳으니 누가 그르니 인물을 보는 관점도 각기 제각각이다. 어디 이렇게 논란의 소지가 많은 소설이나 이야기 거리가 또 어디있겠는가.

우리의 역사가 아니라고 논하거나 읽을 가치가 없다고 하는 것은 편협한 사고이다.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그때를 상상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경우이다. 책은 보는 이의 상황, 상태에 따라 받아드리는 것이 천차만별이다.

전유성의 <구라 삼국지>는 우리에게 이문열의 삼국지와는 또 다른 관점 그리고 장정일의 삼국지와도 또 다른 시각을 갖게한다. (황석영의 삼국지는 논란도 있고 읽지 않아 논할 수 없다.) 고우영의 삼국지와도 다르다. 몇 달전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과 같이 읽은 60권짜리 <전략삼국지>와도 다르다. 쓰는 이, 보는 이에 따라 다 제각각인 것이다.

더운 여름 전유성의 약파는 솜씨를 느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덧붙임_

나는 이중텐이라는 말이 맘에 안든다. 한자로는 易中天이다. 원어민이 말하는 것으로 불어야 한다는 맞춤법 개정으로 인하여 우리는 혼란을 격고 있다. 기준이 뭔지 명확하지않다. 삼국지에 나오는 이름은 전부 바뀌어야 한다. 한자문화권에 있는 우리에게는 우리식의 한자가 익숙하다. 모택동이지 마오쩌뚱은 어색하다. 그러면 공자는 뭐라고 불러야 하나. 어설픈 외국어 표기법으로 세계에서 문맹율이 가장 낮은 한국인들을 졸지에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바나나면 어떻고 버내너면 어떠랴. 듣는 놈들은 다 알아 듣는다.

더불어 짜장면이지 자장면이냐. 이거 만든 놈은 중국집가서 자장면 달라고 하나. 더운데 미친 짓하는 먹물들을 보니 신봉선의 일갈이 그립니다. "짜증 지대로네"

구글에서 검색해 보면 자장면은 2,830,000개의 웹문서가 나오고 짜장면은 짜장면에 대한 약 3,420,000개 결과가 나온다. 이걸 검색해 보는 나도 미친놈이다.

덧붙임_둘

헤밍웨이님이 기사를 알려주셨다. 毛澤東이 모택동이지 왜 마오쩌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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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한자표기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연변을 옌벤으로 발음을 하는데 잘못된 것이고, 베이징 올림픽이 아니라 북경 올림픽이 맞는 표현입니다.
    후진타오가 아니라 호금도가 맞는 표현이구요. 이런 예가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해당 신문기사도 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22/2007102201468.html
    • 기사가 있었군요. 먼저 찾아볼 걸 그랬군요. 그냥 찌걸인것인데. ㅎㅎㅎ 하여간 불편하고 힘듭니다. 노신이지 뢰신이라고 하닌 누군지도 잘 모르겠고. 오렌지만 먹으면 되지 어륀지는 몰라도 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