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아니 원하는 상급학교로 진학하기가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 보인다.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다. 그중에 하나가 '자원봉사 시간(점수)'다.
참여가 미미한 여러 대회 또는 각종 행사에 초,중, 고등학생을 유혹하기 위하여 자원봉사 확인서를 제공한다. 어찌보면 시간을 투자하였으니 당연히 제공하여야 할지 모르겠다.
한민족복지재단에서 벌이고 있는 우리하나 프로젝트라는 것이 있다. 고통(?)받고있는 북한 동포를 도울 UCC를 응모하고 있다. 1차를 진행하였으나 이런 저런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추측은 가지만)로 2차 응모를 진행하고 있다. 7월22일부터 10월말까지다(3개월이 넘는다. 너무 길어 진 빠질일이다). 여기서 응모를 하면 자원봉사 시간 2시간을 인정해준다고 한다.
무슨 의미일까.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해볼려고 해도 그런 생각이 안든다. 응모가 저조할지 모르니 당근을 던진 것인가, 아니면 알리고자 하는 대상이 청소년이기에 참여를 독려하고자 함인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한데 조금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것을 이용하여 청소년들을 강제동원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노동력 착취다. 자원봉사 2시간이 얼마나 큰지는 모르지만 이런 것으로 청소년을 유혹하여 참여하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이다. 한민족복지재단이 어떤 단체인지 알 수는 없다. 워낙 이런 단체가 많으니 알 길이 없다.
국가가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민간단체에게 자원봉사를 위임하는 것으로 안다. 이 단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수 많은 단체가 자원봉사를 남발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관리 감독은 전무하다.
마라톤대회에 참여하였는데 왜 점수를 주는 것일까? 참 의문이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도장찍기만을 요구하는 기성세대들은 그들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 물론 성실히 자원봉사를 하는 청소년들이 많을 것이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점수의 의미이다. 나의 정성과 성의를 누가 점수로 판단한다는 것은 기분이 나쁘다.
"조그만 보상(참여자의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을 하려거든 아예 보상을 하지않는 것이 참여의 폭을 넓힌다(이코노믹 액션)"고 하였다. 사탕 하나 던져주며 아이들을 꼬드기는 기성세대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며칠 전 명랑히어로에서 청소년 암행어사단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참으로 어이 없는 일이다. "청소년 암행어사단은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 자원봉사자들에게 자원봉사 점수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원'이라는 의미가 무언지 자라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이다.
프로그램에서는 자원봉사점수에 대해서는 언급이 되지 않았다. 아마도 아이들이 어려서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나서서 자원봉사 시간를 악용하고 있다. 도무지 책상에 앉아 펜대만 굴리는 먹물들은 자기 책상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런지 의심스럽니다.
"교육은 백년지 대계"라는 헛소리를 누가 하였는지 모를 일이다. 교육의 방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 모든 것들이 교육정책이 칠랑팔랑하기 때문에 이에 편승하는 일부 단체와 그에 빌어 먹고 사는 인간들이 벌이는 웃지못할 코메디라고 생각한다.
덧붙임_
나도 읽은 책(한국형 블로그 마케팅)의 저자이기도 한 세이하쿠님이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기획을 담당하였을 것이다. 콘텐트(나는 콘텐츠가 아니라 이렇게 부른다.)를 제공한다고 되어있으니 아마 맞으리라. 그래서 그 실망감은 더하다. 잘 아는 사람이 왜 이런게 하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