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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새로 나온 책

2012년 4월 1주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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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허물고 통념을 뒤집기 - 예술의 지평을 넓히다!
텍스트와 이미지, 그 ‘사이’의 상상력에 주목하라!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이 학계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기술의 ‘컨버전스’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혼종성’은 피로에 빠진 문화를 구원할 새로운 가치로서 각광받고 있다. 근대 문명이 구축해 놓은 강력한 경계선들이 해체되는, 바야흐로 ‘탈경계’의 시대다. 하지만 탈경계가 단순히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경계 안쪽의 대상에 대한 면밀한 탐구와 경계 바깥의 존재에 대한 반성적 사유를 포함한다. 그리고 그것은 영역들의 경계가 날카로운 선으로 그어진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틈새와 여지를 품고 있음을, 그리고 그 ‘사이’에 담겨 있는 풍요로움을 읽어 내야 함을 의미한다.

고정된 경계를 넘어서는 위반에의 열망은 예술을 이끌어 온 강력한 동력이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글자는 읽는 것이고 그림은 보는 것’이라는 일견 당연해 보이는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그것을 전복시켰던, 나아가 양자를 융합시켰던 이들의 작품 세계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와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뿐 아니라 양자가 함께 빚어내는 상승작용(시너지)을 함께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며, ‘사이’의 공간에서 태동하는 상상력의 진면목 또한 생생하게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안에 다양한 방식으로 단어나 문장을 삽입함으로써 관람객들을 당혹시켰던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1장)이나 행과 연으로 구획된 시의 전형을 탈피하여 시어들을 그림의 형태로 배열한 기욤 아폴리네르의 캘리그램(5장), ‘시에 곁들여지는 삽화’라는 통념을 뒤집어 이미 그려진 그림에 시를 붙인 폴 엘뤼아르의 실험(2장) 등 초현실주의자들의 기발한 작업들에서부터 글씨를 쓰는 행위에 담긴 수많은 결들을 따라가며 그 의미를 질문하는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독특한 영화 「필로우북」(1996)에 이르기까지(4장),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예술작품은 이들의 작업이 단순한 기계적 해체나 물리적 융합이 아닌,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텍스트가 이미지의 성격을 규정하고 의미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가능성을 확장하는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예술은 더욱더 풍요로워져 왔다.

사례들에 대한 친절한 해설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보여 주고 또 제안하는 것은 바로 언어-시각적 대상물에 대한 ‘문해력’(literacy)이다. 단순히 글자를 읽고 이해하는 ‘독해’를 넘어 문자언어와 이미지언어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며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텍스트와 이미지의 융합이 예술의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자막, 발표장의 프레젠테이션, 대중매체의 광고 등 일상과 실용 분야에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오늘날, 이러한 언어시각적 문해력이 갖는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포스트모던적인 현대 예술에 대한 이해를 넘어 우리 주변의 ‘예술적 대상들’을 분석하는 새로운 감식안을 제공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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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리뷰는 없다.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고 느끼는 시각을 달리 보는 것이 책을 읽는 이유이며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이 만족감 줄까.

보는 텍스트, 읽는 이미지
조윤경 지음/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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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구전 서사시 ’쿠쉬나메’의 주요 무대 중 하나는 한반도 신라다.

’쿠쉬나메’는 중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거주하는 페르시아인들이 신변의 위협을 받자 이들이 신라로 망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사산조 페르시아와 신라가 활발한 교류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처용가’로 잘 알려진 처용은 879년 신라 헌강왕 때 귀화한 이방인이다.

저자는 처용과 처용가에 대한 독특한 견해를 제시한다. 즉, 처용가에서 아내를 범한 ’역신’은 당시 유행하던 천연두로, 세계 최고 수준이던 이슬람 의학 기술을 처용이 신라에 전수해 이를 물리쳤다는 것.

처용가의 서사 구조가 ’쿠쉬나메’와 비슷한 점, ’밤들이 노닐다가’라는 구절은 밤의 문화인 이슬람-오리엔트 정서에 들어맞는다는 점 등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9세기 중반 이후 이슬람 상인들은 중국을 매개로 하던 이전의 교역 방식에서 벗어나, 신라와 직접적으로 거래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콘스탄티노플-바그다드-장안-경주로 이어지는 ’동시 패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슬람과 한국문화
이희수 지음/청아출판사

처용가는 이슬람 의술로 천연두 물리친 이야기
처용은 '황소(黃巢)의 난' 피해 서라벌 온 무슬림
신라 고분에 ‘무슬림’ 흔적… 1300년전 서역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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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의 평전을 쓰기로 마음먹고 여러 차례 인터뷰 신청을 했다. 그러나 번번이 퇴짜. 켈리는 "신들은 답장을 쓰지 않는다"는 존 업다이크의 말을 떠올렸다. 켈리는 신을 땅으로 끌어내리기로 마음먹었다. '본인 인터뷰 빼고 모든 자료 싹 다 찾기'다. 켈리는 25년간 오프라가 미국·영국·캐나다·호주의 신문·라디오·TV와의 인터뷰를 모두 모았다. 또 오프라의 가족과 친지, 동창생, 전 직장 동료를 인터뷰했다. 그 결과 2732개의 파일이 모였고, 켈리는 직접 인터뷰 없이 오프라의 일생을 완전히 해체·재조립했다. 그 결과 오프라는 아프고, 괴로웠을지 몰라도 독자들은 현재 미국사회 한 우상의 면모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오프라 성공 신화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그녀의 성취욕. 그는 임신·출산을 겪고 난 후 완전히 바뀌었다. 모범생이 돼 학생회 부회장이 됐고 성경 낭독 대회를 휩쓸었으며 라디오 방송국에 특채됐으며 미인대회에서도 우승했다. 17세 때 미인대회 출전을 위해 모델학교에 등록할 때 "장차 대스타가 될 사람인데요, 어디서 등록하면 되죠?"라고 당당히 물었던 게 오프라다. 1960년대 미국 사회의 소수계 우대정책은 성공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찬 오프라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책에서 여러 사람이 지적하듯 '점심시간에 어느 무리에 끼어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사람'(402쪽) 같은 친구의 이미지, 미국 주류사회에서는 공개적으로 다루길 꺼리던 성적(性的)문제를 낮시간에 들이대는 감각, 누구라도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물어대는 대담함은 그녀의 목표인 '만인의 연인'으로 만들어줬다. 그리고 그녀는 이 영향력을 바탕으로 추천했다 하면 수백만권이 팔리는 '북클럽'을 만들었고, 미국 전역에 다이어트 열풍을 불러일으켰으며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미국 출판업자들 사이에선 "오프라와 무사 평탄하게 지내는 것이 출판계의 열한 번째 계명"이란 말이 돈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권력'과 '돈'이 된 것이다.

내 인생 최고의 쇼
키티 켈리 지음, 이은주 옮김/김영사

'선행 천사' 오프라, 한편선 흑인 유부남과 불륜관계?
배려심 많은 윈프리? 자기 직원들에겐 냉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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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박이문은 "근래 한국에서 많은 이들이 외치는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이라는 구호의 밑바닥에는 진리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상업적 성공에 대한 탐욕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엄격한 경계를 긋는다.

소설가 복거일은 영어에서 경제학, 다시 문학으로의 끊임없는 지적 편력이 '과학 소설'을 쓰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석영중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교수는 우연한 기회에 관심을 갖게 된 뇌 과학에 대한 탐닉을 통해서 무엇보다 '닫힌 마음'을 허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일간지 문화부 기자이자 건축 칼럼니스트인 구본준은 "전공은 우리를 가로막는 장벽"이라면서 경계 넘기를 권한다. 필자에 따라서 글의 추상도와 난이도에 편차가 크지만, 같은 고민을 먼저 시작했던 선학(先學)의 지적 여행기로 본다면 꽤 유용할 듯싶다.

인문학자, 과학기술을 탐하다
이인식 기획, 박이문 외 23인 지음/고즈윈

"학문 통합 이렇게" 25인 체험담
철학자가 로봇연구…‘통섭 어렵지 않아요’
인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본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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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리췬의 책을 넘기다 깜짝 놀랐다. 반우파운동의 배경이 된 1956년 중국 농촌의 비참한 현실이 2003년 안후이(安徽)성 농촌의 빈곤과 지방 간부들의 전횡을 폭로한 천구이디 부부의 문제작 '중국농민조사'의 내용과 빼닮았기 때문이다. 50년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민주주의 실현은 여전히 중국이 풀어야 할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1956년 흐루시초프는 스탈린 격하에 나섰고, 폴란드와 헝가리는 반소(反蘇)운동을 펼쳤다. 중국 안에서도 사회주의정권 출범 이후 농촌과 공장에서 문제가 터져 나오는 등 나라 안팎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마오는 소련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의 절대적 영도 지위를 공고히 하려고 '백화제방'과 정풍 운동을 펼쳤다. 지식인과 학생들은 헌법에 따른 통치를 실행할 것과 공산당 지도하에 각 민주당파의 연합 통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걸었다. 이른바 '사회주의적 민주'를 실천하라는 요구였다.

1957년 5월19일 베이징대 학생들이 학교 담장에 대자보를 붙이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면서 운동은 시작됐다. 5·19 민주운동 지도자들은 대중 연설 또는 잡지 논설을 통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쏟아냈다. 린시링(林希翎)은 "진정한 사회주의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연설했고, 탄톈룽(譚天榮) 등은 개인 숭배를 거부하며 정신적 독립과 자유를 부르짖었다. 마오는 공산당을 비판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던 이들을 무력으로 제압했다. 1957년 공격 대상이 된 우파가 얼마나 됐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아버지 보이보(薄一波)는 50만명이라고 했고, 홍콩 잡지 '쟁명'(爭鳴)은 2006년 317만8470명이란 숫자를 제시했다. 중국학자 딩수(丁抒)는 180만명으로 추산한다. 저자는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힘으로 제압한 반우파 투쟁이 마오쩌둥 중심의 일당 독재를 확고히 하는 수단이었다고 비판한다. 이런 식으로 반대파를 제압하는 과정이 문화대혁명과 1989년 천안문 사건에서도 되풀이됐다는 것이다.

루쉰의 회의정신과 비판정신은 철저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비판의 태도가 철저하냐 불철저하냐를 보려면 자신을 철저하게 비판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보면 된다. …철저한 자기비판과 자기 회의정신을 갖춘 루쉰이야말로, 인정사정없이 자신을 해부할 수 있는 루쉰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루쉰’으로 보인다.

망각을 거부하라
첸리췬 지음, 길정행.신동순.안영은 옮김/그린비

"민주주의 만세"… 1950년대 중국의 '타는 목마름'
중국 개혁사상의 서곡 ‘1957년 민주운동’ 봉인된 역사를 뜯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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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도서관 관장으로 있던 1973년, 이탈리아의 젊은 출판인 프랑크 마리아 리치가 찾아왔다. 보르헤스의 나이 이미 70대 중반. 전 세계 지성과 문인들은 이미 그를 '살아 있는 신화'로 떠받들던 시절이었지만, 작가는 사실 시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는 온전히 자신의 놀라운 기억력에 의지해서 목록을 작성하고 작품 해제를 육성으로 불렀다. 백발의 어둠 속에서도, 암흑의 미궁 속에서도 잊지 못한 작품들이다.

중·단편이 많은 만큼, 우리나라의 대표적 세계문학전집의 리스트와는 거의 겹치지 않는다. 첫 번째 특징은 다양한 장르의 가장 선구적일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작품을 엄선했다는 점. 두 번째로는 추리 소설이 많다는 점이다. 그는 유달리 추리가 많은 이유에 대해 "모든 문학장르 중에서 가장 놀이에 가까운 장르"라고 까닭을 밝혔다.

보르헤스는 평생 장편을 쓰지 않았다. 장편 작가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그는 "단 몇 분에 걸쳐 말로 완벽하게 표현해 보일 수 있는 어떤 생각을 500여 페이지에 걸쳐 길게 늘어뜨리는 짓. 방대한 양의 책을 쓴다는 것은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는 정신 나간 짓"이라고 했다.

주지하다시피 '바벨의 도서관'은 보르헤스의 단편 제목이면서, 혼돈으로서의 세계에 대한 은유. 인류 모든 혼돈의 기원을 바벨이라 명명한 성서에서 가져온 제목으로, 우주, 영원, 무한, 인류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암호를 상징한다.

바벨의 도서관 1~29권 세트 - 전29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바다출판사

시력 잃은 아르헨티나의 지성, 기억으로 쌓은 세계문학의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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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스님은 이 책에서 “인류를 파멸시킬 세계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지진에 의한 자동적 핵폭발이 있게 되는데, 이때는 핵보유국들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남을 죽이려고 하는 자는 먼저 죽고, 남을 살리려고 하면 자신도 살고 남도 사는 법”이라며 “수소탄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민중의 맨주먹뿐이다”고 역설했다. 그는 “왜냐하면 오행(五行)의 원리에서 ’토극수(土克水)’를 함으로써 민중의 시대가 핵의 시대를 대치해서 이를 제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탄허스님은 50년 전 주역의 원리를 적용해 일본 열도 침몰을 예측했는가 하면, 베트남 전쟁 중에는 미국이 망신을 당하고 쫓겨날 것이라고 정확하게 전망하기도 했다.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는 매우 밝게 내다봤다. 그는 오래지 않아 우리나라에 위대한 인물들이 많이 나와 분단된 조국을 통일하고, 평화로운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의 새로운 문화는 다른 여러 나라의 귀감이 될 것이며 전 세계로 전파될 것”이라고 생전에 예측해 최근 부는 ’한류’ 열풍을 미리 내다본 셈이 됐다.

탄허록
탄허 지음/휴(休)

인류파멸은 전쟁 아니라 지진에 따른 핵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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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세상에 나온 후 가장 혜택을 본 존재는? 발기 문제로 고민해온 남성이 아니다. 수컷 바다표범과 순록이다. 바다표범은 ‘해구신’이라는 상품명으로 친숙한 생식기가, 순록은 뿔이 정력제로 각광받으면서 줄곧 생명의 위협을 받아왔다. 비아그라가 발매되기 전인 1996년 캐나다산 해구신의 시장 규모는 매년 4만 개 수준이었지만 발매 후엔 약 2만 개로 50% 감소했다. 한 해 평균 25만 마리가 잡히던 바다표범은 2001년 이후 꾸준히 줄어 최근 포획량이 9만 마리 이하로 내려갔다.

오늘날 모든 여성이 매달 착용하는 일회용 생리대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피가 튀고 비명소리가 교차하던 미군 야전병원에서 태어났다. 밀려드는 환자 탓에 면으로 만든 붕대가 바닥나자 킴벌리클라크사는 셀루코튼이라는 소재를 면 대용품으로 내놓았다. 이 소재는 면보다 다섯 배나 흡수력이 강했지만 값은 쌌다. 일회용이었기에 위생 면에서도 좋았다. 그런데 야전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들이 한 달에 한 번 ‘마법’에 걸릴 때 이를 활용한 것이다. 이후 킴벌리사는 1920년 세계 최초의 일회용 생리대 ‘코텍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생리대나 비아그라처럼 오늘날 일상에서 익숙하게 사용하는 물건들이 지닌 질곡의 역사를 흥미롭게 살핀다. 일상용품을 은밀한 것(포경수술, 브래지어 등), 익숙한 것(면도기, 안경 등), 맛있는 것(돈가스, 라면 등), 신기한 것(게임기, 엘리베이터 등), 재미있는 것(레고, 포르노 등)으로 나눈 뒤 이 물건들의 초기 모습과 변천 과정, 에피소드 및 관련 인물, 유통 과정 등을 보여주며 우리 삶의 일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아냈다.

사물의 민낯
김지룡.갈릴레오 SNC 지음/애플북스

1회용 생리대는 부상병의 비명속에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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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자체를 문제 삼는다. 탐욕스런 곡물 메이저나 무관심한 선진국 정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는 농업과 식량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단언한다.

그가 드는 이런 실패의 예를 보자. 전 지구적 식량분배가 근본적으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한쪽에선 적어도 10억 명 이상이 일상적인 굶주림에 시달리는데 캐나다 정부는 15만 마리의 사육돼지를 도살하기 위해 농가에 5000만 캐나다달러(약 570억원)를 지원했다. 고기 가격 하락을 초래하는 과잉공급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있다. 생산된 식량의 대다수와 그것을 생산하는 도구가 소비자나 생산자의 건강에 나쁘단다. 영양소는 적고 칼로리만 높은 정크 푸드, 증산을 위해 사용되는 화학비료와 제초제 등이 비만이나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것이 그런 예다.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이 식량문제의 악화를 부채질한다. 식량 대신 담배를 재배하거나 자동차연료용 에탄올을 만들기 위한 옥수수 재배에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것이 그런 예다.

지은이는 ‘시장의 실패’ 때만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류 경제학의 논리를 통박한다. ‘시장의 성공’은 무엇을 척도로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서다. 분배의 정의, 환경 지속가능성, 인류의 건강 그 어느 것으로도 성공을 말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그의 지적은 아프다. 책은 마지막 장에서 지속 가능한 인류의 번영을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산만하고 부분적이다. 효율적인 공공부분 개혁을 위한 세계 정부나 석유 기반 농업에서 유기농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이상주의 냄새가 풍기기도 한다.

주목해야 할 것도 눈에 띈다. 내부 사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채 몇몇의 결정에 의해 주주 소수의 단기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어울리냐는 질문이 그것이다. 또 환경 피해 등 외부 비용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시장이 민주적이냐며 실질적인 사회비용과 인류 전체의 장기적 행복 측면까지 고려해 시장가격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생각거리다.

푸드쇼크
로버트 앨브리턴 지음, 김원옥 옮김/시드페이퍼

“돼지값 폭락 안돼~” 도살에 570억원 썼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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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이야기만 만들고, 들려줘야한다는 편견부터 깨부숴라,
미치도록 재미있는 이야기는 ‘금기에 대한 위반’에서 시작된다!

이 책『아이의 마음을 훔치는 스토리텔링 전략』에서 주장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법칙의 핵심은 바로 ‘금기에 대한 위반’에 있다. 누구나 “하지 마라”라고 듣는 순간 그 대상은 상당히 매력적인 어떤 것으로 변신한다. 이런 금기의 모티브가 이야기의 옷으로 갈아입는 순간,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고전부터 시작해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아슬아슬하고 아찔하게 선을 넘는 이 ‘금기의 위반’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이다. 흔히 어른들의 이야기 세계에서 금기 모티브로 떠오르는 ‘근친상간’이나 ‘살해’와 같은 살벌한, 이른바 ‘19금’의 모티브만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세계에서 금기란 엄마만의 공간인 부엌(냉장고 나라 코코몽), 위협적이고 몽상의 시간인 밤(밤을 켜는 아이) 등 아주 앙증맞고 깜찍하기까지 하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금기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스토리텔링에 접목시키면 훌륭한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러나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나, 콘텐츠를 골라주는 부모들은 보통 그 에듀테인먼트의 ‘에듀’, 즉 교육적인 부분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착한 이야기가 곧 교육적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너무나 어른들의 관점만 반영된 이런 콘텐츠는 아이들에게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이야기에만 반응하고 몰입하지, 어떤 것을 배우기 위해 스스로 콘텐츠를 선택하고 즐기지 않는다.
책은 성공한 에듀테인먼트 콘텐츠, 즉 아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콘텐츠는 바로 이런 스토리텔링의 기반 공사가 착실히 이행된 콘텐츠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아이의 마음을 훔치는 스토리텔링 전략
한혜원 지음/알에이치코리아(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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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치지 말고 특별한 사람을 만나서 함께 일하라!

저자는 형제간에도 동업은 하지 말라던 고정관념을 뒤집고 세상 누구라도,
세상 무엇이라도 동업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생각의 틀을 바꾸면 세상은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가 된다.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면서도 동업을 생각할 만큼 흥미진진하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김병태. 그의 동업 파트너는 가족, 친구, 선배, 후배, 선생님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당신도 할 수 있다. 당신도 지금 당장 동업할 준비를 해라. 제1단계는 지금 당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주위를 잘 둘러보는 것. 형제라고, 여자라고, 후배라고, 선생님이라고 동업하지 말란 법 없다. 당신에게 부족한 뭔가를 갖고 있는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동업 파트너다.

세상의 모든 것과 동업하라
김병태 지음/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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