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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밥 먹여주는 경제경영

소비 때문에 온종일 선택한다 : 《소비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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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서 가장(?) 유명한 금언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의 일상적 존재를 정의하는 더욱 분명한 금언은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개인은 매일 수백 번의 소비와 관련된 결정을 한다.

인간은 매일 소비하므로 매일 그것과 관련된 결정을 한다. 소비라 말할 수 있지만 선택이다. 아침을 먹을까, 말까? 지하철을 탈까, 차를 몰고 갈까?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온종일 선택의 연속이다. 이 선택의 대부분이 소비를 위한 것이다.

진화심리학의 토대를 세운 핵심적인 연구가인 텍사스대학 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버스는 추천사에서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은 모든 사람의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이 제공하는 혜택을 무시하기에는 그 효용이 너무 크다. 이 책에 담긴 주요한 진화론적 원칙을 삶과 일에서 활용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을 거둘 것이다. 반대로 이를 활용하는 사람은 제품과 아이디어를 놓고 다투는 시장의 진화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패자가 될 것이다.

진화심리학은 인간 행동을 다루는 모든 학문 분야로 침투하고 있다. 데이비즈 버스 교수는 "수년 동안 나는 마케팅, 나아가 비즈니스가 특히 진화심리학적 분석에 맞는 이상적인 분야가 될 것이다."라고 한다. 인간의 행동은 단순한 논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진화심리학은 이러한 인간 본성과 행동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과학으로, 심리학과 진화생물학의 현대적인 원리를 종합하여 삶의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석한다.


진화심리학 進化心理學 Evolutionary Psychology

인간은 진화한 동물이기 때문에, 인간의 뇌는 합리적인 계산기로 되어 있지는 않다. 진화 심리학은 그 대량의 연구로 로크(John Locke)의 타불라 라사(tabula rasa)설을 반증해 왔다. 로크의 견해는 인간의 뇌는 동물의 그것과 달리 본능이 적고 타블라 라사(백지상태)이며 교육이나 문화 등에 의해 어떠한 것이라도 학습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것에 대해 진화 심리학의 연구는 인간의 다양한 본능이나 재능을 발견ㆍ분류하여 인간에게는 간단하게 학습할 수 있는 것, 간단하게 학습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 것의 하나는 인간에게는 언어를 배우는 재능이 본능적으로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과학기술에서는 언어를 배우는 컴퓨터는 그 구조조차 상상할 수 없다. 역으로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수학을 배우는 능력 등이 없어 컴퓨터를 당해 낼 수가 없다. 그것은 인간이 합리적ㆍ수학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의 견해가 아니라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진화 심리학은 합리성이 이상적인 견해라는 전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합리 선택론의 이상(理想)대로 행동하는 동물은 진화적인 경쟁에 패하여 도태되어 간다는 연구도 보고되어 있다(Cosmides and Tooby, 1994).

진화 심리학의 전제의 하나는 인간의 신체는 오랜 유목시대에 진화하였기 때문에 그 신체뿐만 아니라 행동도 현대사회가 아닌 유목사회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 것으로서 인간의 신체는 먹을 것이 적은 환경에서 진화하였기 때문에 풍부한 현대사회에서는 먹을 것이 너무 많아 뚱뚱해져 버린다는 것이다. 또한 마찬가지의 이유로 인간의 심리는 500명 이하의 사회에 가장 적합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그리고 특히, 국제적ㆍ이문화(異文化) 교류의 사회에서 생활하게 된 다음부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단, 이러한 문제는 유전자에 의한 행동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을 제시하고 있다. 진화론은 심리학에 응용되어 많은 업적을 올리고 있지만 다른 사회과학에 응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심리학은 어떠한 의미에서 사회과학의 기본이기 때문에 심리학에서 파생하여 다른 분야에서 업적을 올리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Ostrom, 1988). 심리학에서 사회과학에 응용할 수 있는 사례로는 인간은 다른 사람의 거짓을 간파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게임과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게임은 결과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 심리학에서 실증되어 있는데 이것은 투표행동의 연구에 있어서 플레임 이론과 유사한 견해라고 할 수 있다.
_《21세기 정치학대사전》 정치학대사전 편찬위원회, 한국사전연구사



데이비드 버스 교수도 말했지만, 저자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새로운 지식의 소비도 진화적 과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책의 핵심 전제, 즉 진화심리학이 소비 행동 나아가 비즈니스 학문의 연구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일종의 진화적인 선택을 거치고 있다." 덧붙여 "나는 머지않아 다수 소비학자, 나아가 비즈니스 학자가 인간의 마음은 성 선택과 자연 선택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라고 확신에 차있다.

그럼에도 진화심리학은 비주류인 행동경제학에 비해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저자가 인용한 로빈 던바의 지적이 옳다. "진화론적 전근법은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한다. 중요한 점은 그것이 개별적인 사회과학을 단일한 지적 이론 틀로 통합할 기회를 제공한다."

단편적으로 이 책에서 말하는 소비에 관한 이야기보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려면 근원적으로 진화심리학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깊이 이해하려면 추천사를 쓴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이 필요하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아서는 나무가 얼마나 큰지, 숲에서 그 나무의 위치가 어떠한지, 숲이 얼마나 웅장한지 알지 못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며 그것이 전부인 양 말하는 것과 같다. 물론 장님의 이야기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끼리 전체 모습이 아니므로 답은 아니다. 조선 정조 때 문인 유한준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라는 말을 새겨야 한다.


소비 본능
개드 사드 지음, 김태훈 옮김/더난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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