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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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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주 새로 나온 책 숟가락·젓가락·포크·나이프 같은 식기(食器)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저명한 영국 음식 칼럼니스트 비 윌슨(Bee Wilson)은 "도구는 처음에 어떤 필요 때문에 채택되지만 도구에 대한 애착은 시간이 흐를수록 문화에 좌우된다"고 말한다. 미국 조지아에 있는 공장에서 해마다 중국·일본·한국으로 일회용 젓가락 수십억 벌을 수출하고 있다. 음식은 시대와 장소를 말해준다. 석기시대부터 인류는 어떻게 하면 더 잘 먹을까 고민하며 창의적인 도구를 발명해왔다. 이 책은 인간이 어떻게 요리하고 먹었는지에 대한 문화사다. 모든 인간 사회에는 숟가락이 있다. 포크나 젓가락은 둘 중 하나를 주로 쓰는 곳으로 쉽게 나눌 수 있지만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문화권은 거의 없다. 숟가락은 온화한 도구다. 아기도 쉽게 쓴다. 영장류..
2013년 12월 1주 새로 나온 책 기록의 욕구는 인간의 본능일지 모른다. 그 욕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진화된 필기구를 통해 충족됐을 것이다. 기원전 5000년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들이 나무나 금속의 끝을 뾰족하게 만들어 사용한 스타일러스가 인류 최초의 필기구로 꼽힌다. 새의 깃털을 이용해 만든 깃펜은 서기 500년께 나왔다. 먹물을 찍어 쓰는 깃펜은 유럽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지만, 펜촉을 바꿔 끼워야 하는 건 꽤 성가신 일이었다. 펜촉을 금속으로 대체한 딥펜은 그래서 등장했다. 그렇다면 현대의 만년필은 언제 나왔을까. 1883년 미국 뉴욕 보험업자 루이스 에드슨 워터맨이 만든 만년필이 1호다. 워터맨은 이로써 '만년필의 아버지'가 됐다. 올해로 창립 125주년이 된 파커는 역사상 인간이 원하는 만큼의 완전한 내구를 가진 펜을 처음 등장..
2013년 11월 5주 새로 나온 책 (문학동네)는 필화(筆禍) 사건을 통해 횡포를 저지르는 권력과 그들에 맞선 이들의 싸움을 전하는 책이다. 말과 글을 문제 삼아 사람들을 옥죄는 부당한 권력의 생리와 횡포, 그에 맞선 양심적인 인사들의 고난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굴곡진 한국 현대사의 명암을 고스란히 만나게 된다.책의 저자는 대한민국 인권 변론의 대명사격인 한승헌 변호사다. 한 변호사는 1960~1980년대 군부 독재 시절의 대표적인 시국 변호사였다. 수많은 양심수 변론을 통해 인권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이 시대의 지식인이었다. 변호사인 그 자신이 한 여성잡지에 사형제도를 비판한 수필을 기고한 일로 중앙정보부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기도 했다.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한 변호사는 올해로 법조생활 55년을..
2013년 11월 4주 새로 나온 책 세포도 자살한다. 세포자살(apoptosis)은 발생과 분화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야 할 때, 또는 세포가 훼손돼 암세포로 바뀔 가능성이 있을 때 일어난다. 즉 더 큰 이익, 몸 전체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사람의 자살은 사뭇 다르다. 자살자는 남은 이들에게 심대한 정신적 충격을 안긴다. 매우 극단적인 '공격'이다. 자살은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 1897년 '자살론'에서 "자살은 개인적인 요인이기보다 사회적인 사실 때문이다"라고 쓰기 전까지는 죄악으로 치부됐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1만477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통계청과 경찰청의 자살률 통계는 일치하지 않는다. 사망신고서에 자살자의 사망 원인을 허위로 기재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땅에서는 자살과 그에 대한 발화를 인정하지 ..
2013년 11월 3주 새로 나온 책 "낡은 것은 죽어 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을 때 위기는 깊어가고 병적 징후가 출현한다." '헤게모니'이론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공산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의 언명이 어느 때보다 가슴에 와 닿는 요즘이다. 지난 2008년의 세계적 금융 위기는 신자유주의에 파산 선고를 내렸다. 그런데도 자본주의 시장경제만이 살 길이요, 뼈를 깎는 구조 조정과 공공 지출 축소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밖에 없다는 기득권층의 일관된 주장이 먹혀드는 게 현실이다. 2011년 자본주의 탐욕에 항거하는 월스트리트 시위에서 출발해 미국 사회를 뒤엎을 것 같았던 '점령하라!' 운동도 73일 만에 경찰에 의해 어이없이 무너졌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인간이 서로 포식자가 되기를 강요하고 있다. 마치 '잘난 놈..
2013년 11월 2주 새로 나온 책 이케아는 세계 35개국에 253개의 매장을 보유한 스웨덴의 다국적 가구기업이다. 이 이케아의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블룸버그가 선정한 올해 세계 갑부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최고 부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7위인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부자인지 짐작이 간다. 이 회장의 4배가 훨씬 넘는 재산을 갖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 갑부로 명성이 자자한 잉바르 캄프라드지만 한편으론 지독한 구두쇠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 다른 사람에게 보내며, 출장갈 때 어지간한 거리면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탄다고 한다. 이때 물론 경로 우대 할인도 꼭 챙긴다. 또 슈퍼마켓에 갈 때는 떨이 상품을 싸게 사기 위해 항상 문 닫기 직전에 간단다. 이 밖에도 폐지를 잘..
2013년 11월 1주 새로 나온 책 미국 내 유대인 매체인 ‘주이시저널’은 총 6명의 유대인이 올해 노벨상의 주인이 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현재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유대인 비율은 약 22%에 이른다. 책에 따르면 오늘날 지구촌에서는 하루에도 수천 번씩 유대인의 이름이 불리고 있다. 페리에 생수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에스티로더, 헤레나 루빈스타인 화장품, 비달사순 샴푸, 리바이스 청바지, 코닥필름, 샘소나이트 가방 등이 그것이다. 책은 유대인의 창의성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정보기술(IT), 영화산업, 관광산업 등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 분야에서 활약하는 유대인들에 주목했다. ‘베스트(Best)는 단 한 명뿐이지만 유니크(Unique)는 모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유대인 부모들이 공..
2013년 10월 4주 새로 나온 책 온 세상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던 때가 있었다. 사람들은 힘 모으기가 쉬웠다. 자신감이 넘쳐 신의 자리까지 넘봤다. 하늘에 닿는 탑을 쌓아 올리려다 결국 신의 분노를 샀다. 신은 인간들이 서로 말이 안 통하도록 언어를 뒤섞었다. 성경이 전하는 바벨탑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갸우뚱한 이가 있었다. “과거에 인간들이 저지른 죗값으로 언어의 혼란이 생겼다면, 오늘날은 반대로 언어의 혼란이 범죄를 야기하는 건 아닌가.” 1887년 국제공용어 에스페란토를 발표한 안과의사 라자루스 자멘호프 박사(1859~1917)였다. 유대인이었던 자멘호프는 여러 민족이 섞여 살았던 폴란드 비알리스토크(당시 러시아령)에서 태어났다. 서로 다른 민족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건 일상이었다. 모스크바 유학 시절에는 뿌리 깊은 반유대인..
2013년 10월 3주 새로 나온 책 이 책은 ‘아프리카에 관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아프리카인의 역사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지질(지리)·기후·고고·생물·언어·인류학을 총동원해 아프리카의 자연사 및 그곳에서 살아온 인류의 역사를 훑고 있다. 저자가 동원하고 있는 학문 분야는 이뿐만이 아니다. 농업경제학과 심지어 기생충학까지 섭렵한 저자는 이처럼 다양한 학제 간 연구 성과를 토대로 방대한 아프리카의 역사를 솜씨 좋게 엮어냈다. 책 제목 그대로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아프리카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육괴(陸塊)다. 대륙의 97%가 3억여 년 동안이나 원래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부분의 연대는 5억5000만 년 이상이고, 36억 년이나 된 곳도 있다.(중략) 다른 대륙들은 산맥이 형성되..
2013년 10월 2주 새로 나온 책 “무쇠솥 같은 거나/ 마음속에 걸어두고/ 괄은 장작불 석달 열흘은/ 지펴야 하리/ 마음 좀체 뜨거워지지 않으니/ 세상 오래 달궈야 하리/ 무쇠솥 같은 거나/ 세상에 걸어두고/ 석달 열흘은 식은 마음/ 달궈야 하리”(‘무쇠솥 같은 거나’) 그리움이 사라졌다는 건 마음이 식었다는 징표다. 무쇠솥이 장작불을 만나지 못하고 싸늘하게 방치돼 있다는 얘기다. 그 식은 마음에 시가 깃들 리 만무하다. 하물며 평생 ‘그리움’을 붙들고 살아온 시인이라면 그 절망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저문 강에 삽을 씻으며 슬픔도 퍼다 버렸던 정희성(68·사진) 시인이 새 시집 ‘그리운 나무’(창작과비평)를 냈다. 정갈하면서도 깊은 시심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시인의 단아한 시들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는 ‘그리움’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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