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147)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3년 5월 1주 새로 나온 책 구한말 3건의 의거가 조선반도를 뒤흔들었다. 1908년 3월 미국에서는 “한국민은 독립할 자격이 없는 무지한 민족”이라는 망언을 한 친일 외교고문 스티븐스가 전명운·장인환에 의해 사살됐다. 1909년 10월 중국에서는 조선통감부 초대 총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의 저격을 받고 쓰러졌다. 1909년 12월 이재명은 단도를 들고 명동성당 앞에서 친일파 이완용을 처단하려 했으나 불발에 그쳤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하는 건 ‘안중근 의사’ 같은 독립운동가 개인이다. 그러나 이 사건들의 배후에 대한제국 말기 최초의 비밀결사 민족운동단체 신민회가 있었고, 그 뒤에는 공립협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주 한인자치기관에서 국권회복운동 단체로 발전한 공립협회는 한국·만주·러시아를 잇는 거대한 조.. 2013년 4월 4주 새로 나온 책 어딜 가나 ‘일’ 이야기다. 남녀노소, 개인 국가를 불문한다. 어느 나라 지도자나 ‘일자리 창출’을 앞세우고, 청년은 구직의 어려움을, 장년은 실직의 불안을 토로한다. 운이 좋게 직장의 울타리에 든 사람도 사정은 다를 바 없다. ‘업무 부담’ 혹은 ‘일의 의미와 보람’으로 고민한다. 현대인에게 일은 무엇인가. 저자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다행히도 우리 시대 노동은 구약 시대의 ‘저주받은 징벌’의 수준은 벗어났다. 마침내 ‘자아 실현의 수단’으로 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힘들거나 따분한 일은 기계가 대신한다. 누구나 직업을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능력에 따라 성장하고 한 만큼 성과를 인정 받을 수 있다. 적어도 조건으로 볼 때는 그렇다. 이런 노동은 이제 현대인의 최고.. 2013년 4월 3주 새로 나온 책 책 제목부터 크루그먼답다. "지금 당장 불황을 끝내라"는 명령은 돈을 왕창 풀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 의장이 천군만마를 얻은 듯 반색할 일이다. 필요하다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아닌가. 반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들으면 "알 만한 사람이 허튼소리를 계속하고 있다"며 빈정거릴 것 같다. "우리는 지금 역설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 세상에서는 모든 게 거꾸로다. 미덕은 악덕이고, 신중함은 어리석음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고 빚부터 갚으라는 처방은 지금의 병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여기서 크루그먼이 말하는 '역설의 세상'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딴 세상.. 2013년 4월 2주 새로 나온 책 조선왕조 500년 동안 왕이 27명 있었고, 세자가 29명 있었다. 현왕의 적장자(嫡長子)가 세자로 책봉돼 왕위에 오르는 것이 누구나 아는 '왕위계승'의 원칙. 그러나 실제 이런 경우는 문종·단종·연산군·인종·현종·숙종·순종 등 7명뿐이었다. 왕비가 아들을 낳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후계자 선정을 둘러싼 권력 집단 간의 갈등이 주요 변수였다. '2인자'인 조선의 세자는 그만큼 불안한 자리였다. 다음 왕위에 오를 미래 권력은 '현재 권력'을 위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부자간은 물론 신하와의 관계에서도 늘 '외줄타기'를 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왕의 공식 후계자인 세자의 삶을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속 학자 7명이 '탄생, 책봉 그리고 교육' '혼례' '대리청정' 등으로 나눠 들여다본다. 1.. 2013년 4월 1주 새로 나온 책 샤를 단치는 시·소설·에세이 등 각 부문에서 프랑스 국내 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뛰어난 작가이며, 이름난 애서가이자 독서광이다. 그의 깊은 사색과 빛나는 지혜가 담긴 이 유쾌하고 진지한 독서론을 읽어가다 보면, 가끔씩 무릎을 치며 경탄할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열성 독자라면 이 책을 읽으며 고도의 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저자가 끊임없이 던지는 지적인 줄다리기에 이리저리 이끌리다 보면 팽팽한 긴장감은 짜릿한 쾌감으로 변해 어느덧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이 책의 독자가 책과 독서를 이전보다 훨씬 친근하고 가치 있게 느낄 것이란 사실이다. 저자는 ‘왜 책을 읽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는 “독서는 그 어느 것에도 봉사하지 않는다. 그래서 독서가.. 2013년 3월 5주 새로 나온 책 아무리 잘되는 사업이라도 정체기가 온다. 앞으로 나아갈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에서 경영자들은 '이 위기만 넘기면'이라는 소망을 붙들고 하루하루를 버틴다. 미국 컴퓨터 기업 올멕의 경영자 마이크 미칼로위츠도 그랬다. 설립 4년 만에 거의 1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비용은 많이 들고 현금은 전혀 돌지 않았다. 그때 그의 멘토인 사업가 프랭크가 말했다. 사업을 키우고 싶으면 "고객을 해고하라"고. 미칼로위츠가 본인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우는 방법을 담은 책 '펌프킨 플랜'을 펴냈다. 현재 컨설팅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불량 고객을 줄이고 우수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사업을 크게 키울 수 있는 비법이라고 말한다. 모든 고객에게 집중하다 보면 우수 고객을 챙길 시간이 없.. 2013년 3월 4주 새로 나온 책 "하고 싶은 일이라고 무작정 뛰어들지 마세요.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살던 집 팔고, 여기저기 돈 빌려서 새 사업 하는 사람 수두룩 봤어요. 그때마다 너무 무모하다 싶어요. 지금 하는 걸 유지한 상태에서 해 보고 싶은 걸 시험 해보세요. 그런 다음 확신이 드는 쪽으로 옮겨 가도 늦지 않아요." 뜻밖이었다. 29세에 파일럿이 되기로 결심,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 항공학교로 떠나 바닥부터 공부, 35세에 중국 최초의 한국인 여성 파일럿이 된 그녀. 그래서 그녀라면 누구보다 확신을 갖고 '무엇이든 달려들어 시작하라'고 조언할 거라 생각했다. '반전' 있는 대답을 들려준 그녀는 중국 상하이의 지샹(吉祥)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여성 파일럿 조은정(40)씨다. '파일럿'이란 직업을 30대 중반에 쟁취한 조씨는.. 2013년 3월 3주 새로 나온 책 "내가 고양이와 놀고 있으면서 사실은 그 고양이가 나와 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내가 어찌 알겠는가?" 철학자 몽테뉴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단어를 쓰고 같은 공간에 있어도 우리는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리처드 세넷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대사회에 '너희'와 '우리'를 가르는 부족주의가 팽배해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동물에게 서로 편을 나누는 부족주의는 자연스러운 충동이지만 서로 다른 계급과 종교, 인종이 섞인 오늘날의 복잡 사회에서 부족주의는 자칫 폭력적으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세넷은 저서 '투게더'에서 중세 길드부터 현대 기업 구글까지 협력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왔는지 살펴보고 사회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 2013년 3월 2주 새로 나온 책 역사 속 화폐 전쟁에서는 금(金)이 은(銀)을 눌렀다. 은은 금보다 매장량이 적어 희소성이 높지만 수요량은 금이 많다. 금값이 더 나간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은값 상승률은 600%를 넘었고 조짐이 수상하다. 은은 금에 비해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뛰는 금 위에 나는 은' '금도끼 팔고 은도끼 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은에 대한 재평가다. 이 책(원제 'Secret of Silver')은 그 은을 렌즈 삼아 역사를 들여다본다. 제목 그대로 비사(秘史)에 가깝다. 중국 경제경영 전문가인 저자는 흥미로운 질문으로 이야기 궤짝을 연다. 은의 제국이었던 중국은 왜 산업혁명의 특급열차에 올라타지 못했을까? 세계 최초로 지폐를 사용할 만큼 선진적이었던 중국 금융제도는 왜 쇠퇴했을까? 이른바 '은의 .. 2013년 3월 1주 새로 나온 책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발명은 무엇일까. 도구, 언어, 문명 등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 수많은 단어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리처드 랭엄 하버드대학 교수는 다소 생뚱맞은 답을 내놓는다. ‘요리’라 한다. 요리를 통해 음식 재료를 소화가 잘 되는 식품으로 전환시켜 소화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씹는 시간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또 그에 따른 여력이 인간의 엄청난 뇌 발달을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요리가 남녀의 역할 분담 등 문화 발달에도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말한다. 요리가 정말 이토록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을까. 책 (예문당 刊)의 저자 최낙언 역시 이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 듯하다.요리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관련 지식을 나열하는 이 책은 ‘맛’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저.. 2013년 2월 4주 새로 나온 책 "참치를 먹었다. 온몸의 세포, 글자 그대로 모든 세포 하나하나가 고동치는 것을 느꼈다. '오, 주여! 이게 바로 살아있는 느낌이구나.' 나는 고개를 숙이고 흐느꼈다." 고작 참치 캔 하나 가지고 과장이 심하다 싶다. 하지만 20년 만에 처음 입에 댄 참치라면? 저자는 16세 때부터 20년간 급진적 채식주의자 '비건(vegan)'으로 살았던 인물. "엄마가 있거나 얼굴이 있는 건 먹지 않는다"며 우유, 달걀조차 먹지 않았던 그는 이 책을 통해 "속았다"고 절규한다. 그리고 마치 사교(邪敎) 집단에 빠졌다가 탈출한 사람의 고발장처럼 '채식주의의 신화'를 고발한다. 때론 감정 조절이 안 된다 싶을 정도다. 저자가 소녀 시절 채식주의를 택한 것은 정의감, 연민 그리고 이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절박한 갈망에서.. 2013년 2월 3주 새로 나온 책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허균(1569~1618년)하면 급진적인 혁명가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서자로 태어났지만 지혜와 용기로 활빈당을 이끌고 부정부패와 맞서 싸우면서 자신만의 왕국을 세운 홍길동의 이미지가 진보적인 사상을 가진 허균과 겹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 고전문학 연구에 천착해온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사진)는 허균을 급진적인 혁명가나 개혁가로만 보는 것은 단순한 접근이라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신간 `독서광 허균'에서 허균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한다. 무엇보다 독서광이었던 허균은 “장차 벼슬을 버리고 강릉으로 돌아가서 1만권의 서책 중 좀벌레나 되어 남은 생애를 마치고자” 한다고 말할 정도로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좋은 책이 있으면 언제든지 구해서 읽었다. 또 책을 혼자서만.. 2013년 2월 2주 새로 나온 책 당신의 삶은 안정적인가. 조금 더 은유적으로 말해, 당신의 인생에는 해답이 있는가.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은 큰 행운아다. 나고 자라 낳고 죽을 때까지 삶의 범위와 행로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던 시대가 있었으나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측불가능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내년에 금융위기가 닥쳐 다니던 회사가 도산할지, 내일 자연재해에 고장난 원자력발전소가 방사능을 유출시킬지 아무도 모른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기라도 하듯 개인과 사회가 모두 불안하다. 그래서 이 불안한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견뎌나가야 하나. 일본의 젊은 사상가 히로세 준의 는 그에 대한 한 가지 대응책이라 할 만하다. 그는 세계가 ‘형편없는 영화’ 같다거나, ‘더럽다’고 부른다. 많은 이들이 히로세의 인식에 동의할 것이고, 그렇기 때.. 2013년 2월 1주 새로 나온 책 형제가 많은 작은 나라 왕자들은 골치 아플 일이 많다. 영토를 나눠 상속하면 국력이 약해지니 왕위를 계승할 왕자 외에는 스스로 자기 인생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웃 나라 외동 공주와 결혼해 처가의 왕국을 물려받는 것. 그래서 왕자들은 공주에게 호감을 살 현란한 말솜씨와 에티켓, 기사도를 몸에 배도록 수련해야 했다. 백마 탄 왕자는 신분 상승을 꿈꾸는 떠돌이 구혼자였던 셈이다. 신간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는 27편의 날조된 명작 동화들과 관련한 도발적인 질문들을 담았다. 동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당대 역사를 보다 깊고 넓게 파악해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 속에는 마녀사냥, 신분제도, 제국주의 등을 통해 철저히 소외된 약자들의 아픔이 켜켜이 쌓여 있다. 백마.. 양질의 도서 정보가 독자를 창출할까? ‘이 주의 새로 나온 책’이라는 주제로 포스팅을 처음 시작한 게 ‘2011년 9월 1주’이다. 1년을 훨씬 넘겼다. 매주 한 번씩 그 주에 신문에 소개된 책 중에서 관심 가는 책을 옮겨놓았다. 처음부터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 신문에 소개되는 것 자체가 자본의 논리를 반영한 ‘간택’이라 말할 정도인데 그중에서 내 맘대로 고르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그럼에도 그 책을 정리한다. 신문에 소개되지 않은 수많은 책은 내가 알 수 없으며 책 소개를 전업으로 하지 않는 나에게 관심 둘 책을 정리해 읽어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매일매일 신간은 나온다. 너무나 많은 신간이 나와 제목조차도 알지 못하고 잊힌다. 처음부터 알지 못했으니 잊혀 간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를 읽어야 한다. 많은 사.. 2013년 1월 4주 새로 나온 책 1492년 8월 스페인 세비야. 콜럼버스 선단의 신대륙 항해 준비가 한창이었다. 옆 항구에선 한 무리의 사람이 배에 오르고 있었다. 유대인이었다. 이슬람 세력을 쫓아내고 스페인을 통일한 이사벨 여왕은 '가톨릭 개종'과 '국외 추방' 중 양자택일하라고 유대인을 윽박질렀다. 명분은 종교문제였지만 속셈은 유대인 재산 몰수였다. 유대인 17만명이 스페인을 떠났다. 이후 스페인은 신대륙에서 들여온 막대한 자원으로 외형을 넓혀갔지만 속으론 골병들었다. 유대인이 쥐고 있던 금융 · 유통망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결국 유대인이 떠난 지 반세기 만인 1557년 첫 파산 선언(디폴트)을 하는 등 국운이 급격히 기울었다. '유대인 이야기'는 구약성서 시대부터 현대까지 유대인에 초점을 맞춰 세계경제사의 흐름을 분석한다.. 2013년 1월 3주 새로 나온 책 성균관대는 2002년 당시 생긴 지 2년째인 동아시아학술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대학원 과정에 해외 한국사 석학을 영입했다. 제임스 팔레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미야지마 히로시(宮嶋博史ㆍ65) 일본 도쿄대 교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식민지 근대화론자'라는 국내 학계와 언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교토대 재학시절 재일한국인 차별 문제를 보고 한국사 공부를 시작해, 그 공부로는 "대학 취직하는 것은 단념하라"는 지도교수의 경고까지 들어가며 전공을 밀고 나간 미야지마 교수에게 이 같은 반응은 착잡한 것이었다. " 토지조사사업을 근대화로 평가했다는 이유였다. 토지조사사업이 한국의 토지제도를 근대화시켰지만 그것은 일제의 혜택이 아니라 조선시대에 이미 수조권(收租權ㆍ토지세를 거둘 권리)적 토지 지배가 해체.. 2013년 1월 2주 새로 나온 책 "마키아벨리는 지금 지하에서 슬피 울고 있을 것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쓴 사람이다."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르네상스 창조경영' 등 전작을 통해 르네상스 연구에 집중해온 김상근 연세대 신학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마키아벨리(1469~1527)를 위한 변명'을 시도한다. '마키아벨리안(Machiavellian)' 즉 '통치술 전반에서 권모술수를 부리는'이라는 뜻으로 사전에 등재된 '사악한 인간'이란 굴레를 벗기고 '약자를 위한 수호성자'로 복권(復權)시키겠다는 것. 이미 시오노 나나미를 비롯해 많은 학자·저술가가 내린 평가를 뒤집어보겠다는 도전인 셈이다. 분명 마키아벨리는 "대중이란 머리를 쓰다듬거나 없애버리거나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군주론)는 '모진 말'을 했다. 그.. 2013년 1월 1주 새로 나온 책 ‘문지방은 왜 이렇게 높을까’ ‘문은 또 왜 이렇게 낮고 마당, 토방, 마루, 툇마루 간의 높이에 차이를 둔 이유는 뭘까’ ‘옛날 사람들은 우리보다 유난히 작거나 유연하거나 혹은 불편에 둔감해서일까?’ 전통 한옥을 둘러본 사람이라면 으레 갖는 의문이다. 건축이 사람을 길들이는 방식은 다양하다. 적절한 높이, 거리, 방향, 행동 강제 장치, 시각적 통제 장치를 확보하거나 규모, 장식을 달리함으로써 영역 간의 차이를 분명히 한다. 조선시대 양반집은 길들이기의 전형이다. 신분 질서를 몸으로 익히도록 만들어졌다. 하인이 거주하는 행랑채 마당에서 양반의 공간인 사랑채를 바라보면 하인의 시선은 사랑채 누마루에 닿게 된다. 자연 지세나 인위적 방법으로 영역 간 높이차를 구현한 까닭이다. 하인이 고개를 들지 않는 이상.. 2012년 12월 4주 새로 나온 책 세계 최강국인 미국 사람은 유독 '영웅 만들기'에 적극적이다. 보통 사람일지라도 어떤 극적인 한 순간을 거치면 일약 영웅으로 떠받들어 진다. '하룻밤 자고 나니 세상이 달라지는 사람'을 끝없이 만들어 내고 환호한다. 그들에게 영웅이 되는 일은 국익을 위해 소신을 지킨 정치인, 올림픽 4관왕, 미모의 영화배우, 전장의 이등병은 물론 자기를 헌신하는 소방대원, 철로의 아이를 구한 대학생, 목숨을 걸고 강도를 제압한 시민에게까지 기회 또한 균등하다. 그리고 은근히 그러한 자기들을 과시하고, 자부심을 갖는다. 그런데 우리는 영웅 만들기에 참 인색하다. 사돈이 논을 사면 배 아파한다. 개인의 경쟁력은 대단한데 넷만 보이면 사색당파로 갈린다. 그래서 우리는 영웅이 나올 수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에게 '..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